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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옥죄자 은행 '빅4' 전세대출 폭증


입력 2017.12.12 06:00 수정 2017.12.12 07:30        이나영 기자

1년간 주담대 3.3% 늘 때 전세대출 27.6%나 껑충

정부의 대출 규제와 모바일 전용 상품 출시 한몫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이 어려워지자 4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데일리안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대책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이 어려워지자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전세자금대출 시장을 눈독들이고 있어 전세자금대출의 가파른 상승곡선에 따른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29조5750억원에서 올해 11월 말 37조7552억원으로 27.6%(8조1802억원)이나 늘었다.

절대적인 규모는 주담대가 훨씬 크지만 이 기간 3.3% 늘어나는 데 그친데 비하면 전세자금대출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이 기간 전세자금대출을 큰 폭 늘렸다.

지난해 11월 말 7조6777억원이었던 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올해 11월 말 11조2404억원으로 46.4%(3조5627억원)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증가율은 3.0%였다.

KEB하나은행은 대출이 26.8% 늘어난 반면 주담대는 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역시 이 기간 대출은 14~21% 뛰었고 주담대는 1~3%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정부의 8.2부동산 대책에 이어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 등으로 주택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담대를 받아 집을 사기가 어려워지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전세자금대출은 서울보증보험 보증서나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신용보증서가 있어야 받을 수 있어 차주가 돈을 갚지 못해도 주택금융공사나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대여금의 90%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돈을 떼일 염려가 없어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 취급에 나선 점도 한몫했다.

아울러 은행들이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을 통해 24시간 간편하게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전용 대출 상품을 선보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와중에 인터넷전문은행도 내년부터 전세자금대출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어서 전세자금대출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초 비대면 전세자금대출을 선보일 예정이고 케이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출시 후 전세자금대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요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은 필요하겠지만 급속한 대출 팽창은 억제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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