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중요' 신태용호, 중국전서 공한증 되살릴까
신태용호가 중국을 제압하고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중국과의 1차전을 갖는다.
월드컵 조 추첨 확정 이후 치러지는 첫 경기다. E-1 챔피언십은 한국, 중국, 북한, 일본 등 4개국이 풀리그를 치른 뒤 우승을 놓고 가린다. 한국은 중국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북한, 일본과 차례로 만난다.
대표팀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유럽파가 제외됐지만 K리거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에서 활약하는 다수의 선수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직력을 가다듬고 전술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이지만 이번 E-1 챔피언십에서 결과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신태용호는 9월 벌어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졸전 끝에 모두 0-0으로 비겼다. 다른 팀의 결과 덕분에 월드컵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는 이유로 큰 비판에 휩싸였다.
10월 러시아(2-4패), 모로코(1-3패)와의 평가전에서 대량 실점을 내주는 등 참담한 패배를 겪었고, 히딩크 후폭풍까지 점화되면서 여론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콜롬비아(2-1승), 세르비아(1-1무)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가까스로 신임을 회복한 상황에서 자칫 이번 E-1 챔피언십에서 최악의 결과를 거둔다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중국전은 그래서 부담스럽다.
역대 전적 18승 12무 2패에서 보여지듯 그동안 중국 축구는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가장 최근 열린 지난 3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는 중국이 1-0으로 승리하며 모처럼 공한증을 지워버렸다.
세계적인 명장 마르셀로 리피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두드러진 경기였다. 전방 공격수 3명이 강하게 압박을 가하며 빌드업을 봉쇄하고, 실수를 유도했다. 공격진과 공간이 벌어지더라도 포백 수비와 3명의 미드필더 라인을 다소 뒤로 내려 후방을 단단하게 가져갔고, 공간을 좁게 만들며 한국의 공격 형태를 측면이나 뒤로 밀어내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중국은 리피 감독 체제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비하기 위해 세대 교체를 진행하는 과정에 놓여있다. 여전히 선수 간의 개인 기량 차이는 한국이 절대적 우세지만 리피 감독의 존재는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다.
물론 지난 3월 창사 참사 때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던 시절이다. 현재는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나고 신태용 감독 체제로 전환을 꾀하며 월드컵을 준비 중이다.
중국전에서 패한다면 잃을 게 많다. 공한증을 다시 부활시키고,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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