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도 뺏기는 저축은행…생존 가시밭길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시중은행으로 전환해주는 정책상품 내년 시행
최고금리 인하‧대출총량규제로 이미 영업 어려워…삼중고 우려 목소리
금융당국이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을 시중은행으로 갈아탈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을 내놓기로 하면서 저축은행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오는 2018년 2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인하되는데다 대출총량규제로 이미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정성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수익까지 줄어들 경우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시중은행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가칭 2금융권 구조개선 보금자리론의 세부 방안을 다음 달 발표하고 내년부터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변동금리에 만기일시 상환인 2금융권 대출을 시중은행의 장기 고정금리와 분할상환으로 전환시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취약 차주의 빚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대출을 신청한 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갚게 된다. 다만 이 상품을 이용할 경우 매달 원금도 함께 상환해야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일단 5000억원 규모로 운영하고 수요를 봐서 확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내년 2월부터 최고금리가 24%로 3.9%포인트 인하되는데다 대출총량규제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까지 줄어들면 삼중고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2조1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1/4가량이 시중은행으로 넘어가는 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가 낮아 신용대출보다 수익이 크지 않지만 담보가 있어 안정적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저축은행들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에 시행되는 보금자리론의 이전 버전인 안심전환대출이 2015년 시행될 당시 2금융권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수익성이 하락한다는 업계의 반발이 심해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규모가 크지 않지만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중은행으로 넘어가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숨통을 틔워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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