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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살충제 계란 파동 석달… "의구심만 남긴 고무줄 계란값"


입력 2017.11.11 06:00 수정 2017.11.10 20:29        김유연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폭락했던 계란가격 회복

널뛰는 계란가격 불신 "유통마진 믿을 수 없어"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신선코너. ⓒ데일리안

살충제 계란 파동이 발생한지 약 세 달이 지난 지난 10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혼란했던 시장은 이제 잠잠해졌다. 살충제 계란 사태 발생 이후 폭락했던 계란가격은 예년 수준까지 올랐고, 덩달아 계란 판매량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소비자들도 언제 살충제 파동을 겪었냐는 듯 카트에 계란을 담고 있었다.

불과 몇 개월 전 계란 상자 윗면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던 표시 성분을 확인하려고 줄을 서있던 광경과는 사뭇 달랐다.

카트에 계란을 담던 주부 최모 씨는 "계란에 대한 거부감은 살충제 파동 당시보다는 많이 사라졌다"면서 "계란은 아이들도 좋아하고 식탁에 없어서는 안되는 반찬이기에 자주 사 먹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이 처음 터졌던 지난 8월 15일 대형마트 3사는 고객안심 차원에서 모든 점포에서 계란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판매를 재개했지만, 한동안 살충제 파동으로 계란판매량은 급감할 수 밖에 없었다. 대형마트 이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파동이 확산된 8월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계란 판매량은 2주 전 대비 43% 감소했다. 롯데마트도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계란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3%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살충제 파동으로 급감했던 계란 판매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계란의 몸값도 오르고 있다. 한동안 살충제 공포로 계란값이 3000원대까지 폭락했었지만 이날 계란 1판(30개) 가격은 5000원대로 회복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지난달 19일부터 계란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유통 시장에서 계란 가격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계란 특란(30개들이)은 평균 5836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계란 수요에 따라 계란가격이 널뛰자 의구심을 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영등포에 사는 주부 김모 씨는 "AI 사태 때는 산지 도매가가 급등했다는 이유로 발 빠르게 소비자가를 올리면서 계란값이 2배 이상 뛰면서 1인 1판으로 제한하더니 소비가 주춤하자 가격을 3000원대까지 내렸다"면서 "유통마진이 얼마나 되길래 계란값을 대형마트들이 동시에 마음대로 내리고 올리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유통업계가 '반쪽자리' 후속대책을 마련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육아카페에서는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와 기업이 꼭 문제가 불거져야 대책을 내놓는다는 불신을 뿌리 깊게 가지게 됐다"면서 "사고가 발생하기 앞서 소비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 및 구제방안을 마련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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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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