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호통국감’아닌 ‘칭찬국감’…박정호 SKT사장 선방
'나홀로 출석' 주요증인에 여야 의원 격려 잇따라
통신비 인하 요청들에 신중 차원의 수용 의지 내비쳐
'나홀로 출석' 주요증인에 여야 의원 격려 잇따라
통신비 인하 요청들에 신중 차원의 수용 의지 내비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질의를 마쳤다. 당초 통신비인하 정책 갈등을 두고 '호통국감'이 우려되던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박 사장은 지난 12일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진행된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총 5시간 가량 집중 질의를 받으며 자리를 지켰다.
앞서 관련업계는 박 사장의 국감 출석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통3사와 정부는 최근 보편요금제 도입,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등 통신비 인하 정책을 둘러싸고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번 국감에 참석한 이통3사 최고경영자는 통신비 인하 관련해 거센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국감의 성격이 '군기잡기' '벌주기' 식으로 변질돼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감 위원들은 증인 채택을 받고도 불출석한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 주요 증인들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역으로 홀로 출석한 박 사장에게는 성실한 소통 태도를 추켜세우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정식 질의에 앞서 "다른 사업자들이 불출석한 상황에서 혼자 나와 큰 부담이겠지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고,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취임 첫해 곧바로 국감에 출석한 것에 너무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나라 통신업계 대표로서 자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여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도 "박 사장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이 자리에 나왔다"며 "기업인으로서 국민과 국회를 존중을 표한 것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고가요금제 강요구조 개선, 로밍요금 폭탄 문제 해결, 단말기 완전자급제 실시 등 위원들의 통신비 인하 요청에 신중하게 거리를 두면서도 일부는 수용의 뜻을 밝히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지속시켰다.
박 사장은 고가요금제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 구조가 ‘호갱’을 만들고 있다는 추혜선 의원의 지적에 대해 "고가요금제 유치에 차등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 원리 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거나 강요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즉각 조치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통사에서 해외로밍 하면 하루에 100메가바이트가 기본 제공되는데 9900원은 폭리"라는 김경진 바른정당 의원의 지적에는 "국내 요금 수준에서 로밍요금이 나와야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논의하고 있으며 요금제 자체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통신시장의 최대 이슈로 꼽히고 있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서는 "단말기 판매와 통신 서비스가 분리돼 경쟁하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가계통신비 부담완화 목표가 달성 될 수 있다고 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정책 수용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박 사장은 5G 필수설비 공용화, 주파수 이익관여자비용 분담 등 주제를 이끌어내며 정부 지원을 통한 이통사 경영 부담 완화를 요청했다.
한편 박 사장은 증인 질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감에 출석한 이유에 대해 "국민의 반이 저희 회사 고객으로, 증인 요청을 받았을 때 한 번도 나가지 않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고 소통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통신 요금제는 시장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시장 원리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에 대한 완화를 요청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