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족쇄 풀린 아우디·폭스바겐…자동차 업계 판도 변화 예고


입력 2017.10.06 06:00 수정 2017.10.07 00:15        박영국 기자

아우디 판매재개, 벤츠·BMW·렉서스·제네시스 영향 전망

폭스바겐 판매재개, 토요타·혼다·닛산·포드 영향 전망

아우디 A4 아반트.ⓒ아우디코리아

아우디 판매재개, 벤츠·BMW·렉서스·제네시스 영향 전망
폭스바겐 판매재개, 토요타·혼다·닛산·포드 영향 전망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2년 가까이 판매중단 사태를 겪었던 아우디·폭스바겐이 주요 차종의 재인증과 리콜 승인으로 판매를 재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큰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25일부터 폭스바겐 골프, 제타, 파사트, CC, 아우디 A4, A5, A6 등 주력 모델들의 리콜을 개시했으며, 이르면 내년 초 이들 모델의 판매 재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판매 재개 시점과 관련해서는 현재 내부 검토 중으로,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 “당장 판매 재개를 위한 준비작업에 나서더라도 프로세스를 다시 짜야 하고 독일에서 생산된 물량을 배로 실어 들여오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3~4개월씩 걸린다”고 말했다.

판매 재개가 임박하기 전까진 조심스러운 모습이지만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채로 2년 가까이 견뎌 온 딜러사들을 생각하면 최대한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폭스바겐 브랜드의 경우 지난 1일부로 극동 및 오세아니아 지역 총괄 영업책임자였던 슈테판 크랩 사장을 선임하며 판매 재개를 위한 진용 구축에 나섰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지난 2015년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BMW와 함께 국내 수입차 빅4를 형성하던 메이저 브랜드였다.

디젤게이트 영향이 일부 있었던 2015년까지만 해도 국내 판매량은 아우디가 3만2538대, 폭스바겐이 3만5778대로 두 브랜드를 합친 판매실적은 국내 완성차 업체를 넘어설 정도였으며, 두 브랜드의 수입차 내 점유율은 도합 28%에 달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배출가스 서류 조작으로 판매 중단 조치를 당한 지난해에는 아우디가 전년대비 48.6% 감소한 1만6718대를, 폭스바겐이 63.2% 감소한 1만3178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는 등 일제히 반토막났다.

올해는 더욱 심각해져 아우디는 1~8월 전년 동기대비 93.9% 감소한 91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폭스바겐은 아예 단 한 대도 팔지 못했다.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폭스바겐코리아

무려 2년 가까이 부침을 겪었지만 과거 아우디·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워낙 높았던 만큼 판매중단의 족쇄가 풀리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아우디·폭스바겐의 암흑기 동안 가장 큰 수혜를 입었던 업체들이다. 이들 두 브랜드가 순위권에서 사라진 사이에 벤츠와 BMW는 판매량과 점유율을 더욱 크게 늘리며 2강 체제를 공고히 했고, 3,4위 자리에는 일본 토요타와 렉서스가 들어왔다.

업계에서는 럭셔리 브랜드인 아우디의 공백으로 BMW와 벤츠, 렉서스가 수혜를 입었고, 대중 브랜드인 폭스바겐의 부재에 따른 수혜는 토요타와 포드, 닛산, 혼다 등에 분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아우디 A6 판매가 중단된 사이 경쟁 모델인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렉서스 ES300h 등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최고의 호황을 누렸고, 아우디 A4가 사라진 동안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는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골프, 제타, 파사트, 티구안 등 폭스바겐의 주력 모델 구매층들은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포드 익스플로러 등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우디·폭스바겐의 귀환은 이들에게는 강력한 경쟁자의 재등장을 의미하는 것과 다름없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12년 이후 2015년까지 20%대의 고성장을 지속하던 수입차 판매가 지난해 7.6%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꺾인 것은 아우디·폭스바겐 판매중단의 영향이 컸다. 올해 8월까지 판매도 3.3% 성장에 그치며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수입차에 의한 시장 잠식으로 압박을 받던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아우디·폭스바겐의 부재는 한 숨 돌릴 수 있는 계기였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이 다시 판매를 재개해 예전의 위용을 회복한다면 수입차가 다시 고성장 시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출시하며 수입 럭셔리 브랜드와의 정면 승부를 선언한 레네시스 브랜드의 경우 기존 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에 아우디 A4까지 경쟁자 명단에 추가되는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폭스바겐의 경우 대중 브랜드라고는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독일 브랜드 프리미엄’이 있었던 만큼 제네시스 브랜드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폭스바겐 라인업 중에서도 고급형 모델인 4도어 쿠페 CC는 제네시스 G70보다 차체가 크면서도 가격대가 겹쳐 잠재적인 경쟁 모델이 될 수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앞으로 SUV 라인업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 아우디 Q시리즈와 폭스바겐 티구안, 폭스바겐 투아렉 등의 판매 재개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2년 간의 공백기간 동안 국내 시장에서 아우디·폭스바겐의 주력인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데다, 서류조작 등 파문으로 브랜드 이미지도 실추됐기 때문에 아우디·폭스바겐의 실적이 예전만 못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판매중단 기간 동안 중고차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극복해야 할 문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긴 공백을 깨고 다시 국내 시장에 복귀하는 만큼 예전의 위용을 되찾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워낙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호 받는 브랜드였던 만큼 다른 수입차 브랜드나 국산 제네시스 브랜드에 만만치 않은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