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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 매각 원점?...SK하이닉스 다시 기회잡나


입력 2017.09.13 15:02 수정 2017.09.13 17:12        이홍석 기자

도시바, 한·미·일 연합과 MOU 체결...협상 재개

WD 진영과도 계속 협상 유지...불확실성 여전

도시바가 도시바메모리 매각 관련,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연합뉴스
도시바, 한·미·일 연합과 MOU 체결...협상 재개
WD 진영과도 계속 협상 유지...불확실성 여전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진영으로 기우는 듯 했던 매각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면서 SK하이닉스에게도 다시 기회가 온 형국이다.

13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 날 도시바메모리 매각 관련,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 날 오전 개최된 이사회에서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과 다시 본격적으로 매각 협상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교환하기로 결정했다.

도시바는 이같은 사실을 주요 거래은행들에 통보했으며 내주 이사회를 다시 개최해 매각에 대한 최종 합의를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주거래 은행들에 "한·미·일 연합을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의 입장 변화로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도시바는 지난 6월 한·미·일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조건에 대한 이견과 WD의 소송 제기 등으로 난항을 겪자 지난달 말 대상자를 WD가 주도하고 있는 신 미·일연합으로 교체해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분율과 경영권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이 진척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미·일 연합이 미국 애플을 컨소시엄에 투자자로 끌어들이고 매각 금액을 기존 2조1000억엔에서 2조4000억엔(약 24조6000억원)으로 상향 제안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에서는 SK하이닉스가 당초 전환사채(CB)를 출자하는 형태로 추후 도시바 메모리의 의결권을 확보하겠다던 입장을 바꿔 경영 간섭을 억제하겠다는 추가 제안을 내놨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그동안 매각 협상을 진행해 온 WD 주도의 신 미·일 연합과도 협상을 지속할 수 있는 만큼 매각 인수전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신 미·일 연합에는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 정책투자은행(DBJ), 미국계 사모펀드 KKR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산업혁신기구와 정책투자은행은 한·미·일 연합에도 참여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 때문에 최종 매각 결정때까지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과 MOU까지 체결하면서 재협상에 나서는 배경에는 경영권에 여전히 집착하고 있는 WD에 대해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오랜 파트너였음에도 이번 매각 추진 과정에서 국제중재재판소에 제3자 매각 중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경 일변도로 대응해 온 WD에 대한 불신도 작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유동적이라는게 중론이다. 도시바가 모든 진영에 가능성을 열어놓는 협상 전략을 유지하면서 각 진영에서 추가제안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일본 정부와 채권단의 입장도 계속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완료하지 못하면 2년 연속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계약 체결 이후 국내외에서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이 최종적으로 완료되는데 이 기간이 최소 6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여 도시바는 이달 중 매각 계약 체결을 희망하고 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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