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놀’ 로버츠 감독의 쌓여가는 류현진 신뢰
류현진 몸에 타구 맞자 황급히 마운드 방문
추가점 기회 포기하고 6회까지 마운드 맡겨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6일 애리조나와의 경기 도중 깜짝 놀라며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어 나왔다. 무슨 일이었을까.
류현진은 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5볼넷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역시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투구수 100개로 6이닝을 던지면서 포스트 시즌 선발 가능성을 높였다.
호투와는 별도로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호투를 이어가던 류현진은 5회 초 크리스 아이아네타의 강습 타구에 종아리 부근을 강타 당하며 다리를 절뚝거렸다. 곧바로 트레이너가 마운드를 향했고, 로버츠 감독도 놀란 나머지 부리나케 마운드를 방문했다.
한동안 걱정스런 표정으로 지켜보던 로버츠 감독은 괜찮다는 의사를 전달 받자 그제야 안도한 듯 류현진의 엉덩이를 두드려주고 내려갔다. 이는 로버츠 감독이 이제는 류현진을 팀의 중요한 선발 자원으로 인식했다는 방증이다.
최근 다저스 선발진은 커쇼를 제외하고 집단 난조에 빠져있다. 선발 투수들이 퀄리티 스타트는 커녕 돌아가면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있고, 특히 디비전시리즈에서 격돌이 유력한 애리조나를 상대로는 최근 계속해서 난조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에 대한 믿음은 굳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커쇼가 한동안 부상으로 빠져있을 때 다저스의 마운드를 이끈 것은 류현진이었다. 비록 이전 경기에서 4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그전까지는 후반기 6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54의 빼어난 피칭 내용을 선보였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전날 힐 못지않은 호투를 펼쳐줄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감독의 신뢰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은 또 있었다.
5회초까지 81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류현진은 팀이 돌아온 공격에서 무사 1,2루 기회를 잡자 방망이를 내려놨다. 로버츠 감독이 대타 코리 시거를 준비시킨 까닭이다. 하지만 포사이드의 병살타로 무사 1,2루가 순식간에 2사 3루로 변하자 로버츠 감독은 시거가 아닌 류현진을 타석에 그대로 내세웠다.
커쇼를 제외한 선발 투수들을 주로 5이닝만 던지게 했던 로버츠 감독에게는 다소 이례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날 초반부터 전력투구를 했던 류현진이 서서히 힘이 빠질 시점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로버츠 감독은 한 점의 추가점을 포기하더라도 류현진에게 1이닝을 더 맡기는 쪽을 선택했다. 류현진 역시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병살타를 이끌어내는 효과적인 피칭으로 감독의 신뢰에 부응했다.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부분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지만 류현진은 ‘감독의 신뢰’라는 일종의 ‘전리품’은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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