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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실점→1실점’ 류현진 무엇이 달라졌나


입력 2017.09.06 14:26 수정 2017.09.06 14:3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투구 패턴 읽혔던 5일 전과 전혀 다른 볼 배합

선발진 무너진 상태에서 커쇼와 더불어 호투

6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친 류현진. ⓒ 다저스 SNS

류현진이 5일 만에 다시 만난 애리조나를 상대로 ‘괴물 본색’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류현진은 1-1로 팽팽히 맞선 6회까지만 투구를 하고 내려와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투구수는 100개였고 스트라이크는 58개로 준수했다.

앞서 류현진은 지난 1일 애리조나 원정에서 4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바 있다. 당시 애리조나 강타선은 류현진이 어떤 공을 던질지 마치 안다는 듯 노림수가 뛰어났다.

쓴잔을 들이킨 류현진은 5일 뒤 이번에는 안방인 다저 스타디움에서 애리조나를 상대했다. 애리조나는 류현진의 천적이기도 한 핵심 타자 폴 골드슈미트가 라인업에서 빠졌지만 여전히 강타자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에 맞춰 류현진도 5일전과는 전혀 다른 투구 패턴으로 상대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먼저 류현진의 직구는 고전을 거듭하던 시즌 초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상 전에 비해 줄어든 구속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힘을 이겨내기 역부족이었고, 이로 인해 난타당하는 경우도 잦았다.

실패를 거듭하자 스스로 변화를 선택한 류현진이다. 자신의 직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였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컷 패스트볼까지 장착, 구위보다 공의 움직임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애리조나전은 그때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일단 직구의 비중을 크게 낮췄다. 류현진은 1일 경기서 직구의 사용 비율이 41.3%에 이르렀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29%로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애리조나 타선은 류현진을 맞아 직구를 잔뜩 노리는 모습이었는데 이날 허용한 3개의 피안타 중 2개(2루타 포함)가 직구를 던졌을 때 나왔다. 또한 볼 카운트에 상관없이 직구가 들어올 때 잔뜩 힘이 들어간 스윙이 나오기 일쑤였다.

류현진이 2경기 연속 애리조나전 투구 내용. ⓒ 데일리안 스포츠

다저스 배터리는 이를 간파한 듯 직구 대신 같은 투구폼에서 나오는 서클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 구사율은 5일 전에 비해 15%에서 30%로 두 배나 증가했다.

아껴놨던 슬라이더도 큰 효과를 봤다. 당시 류현진은 슬라이더를 단 2개(2.5%)만 던졌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무려 15개(15%)나 구사하며 상대 타자들에게 큰 혼란을 줬다.

다저스 선발진은 최근 클레이튼 커쇼를 제외하면 모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공비행을 내달리던 다저스가 갑작스러운 연패에 빠진 이유다.

이제 포스트시즌 개막까지는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가을 야구에 나설 4명의 선발 투수는 커쇼를 제외하면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일단 류현진이 한 발 앞서나가는데 성공했다. 과연 시즌 마지막까지 호투를 이어가 2014년 이후 3년 만에 플레이오프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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