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평가보고서..."안철수 후보와 당 전략부재 때문"
'중도'를 표방한 안 후보의 애매한 정치메시지 지적
'지지율 마이너스' 초래한 TV 토론도 주 요인으로
국민의당이 지난 5.9 대선 패배 원인과 성찰을 담은 대선평가보고서를 1일 당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들은 주요 원인으로 '중도'를 표방한 안철수 후보의 애매한 정치 메시지와 당 차원의 전략 실패, 호남 지역에 갇혀 '외연확장'에 실패한 점을 꼽았다.
보고서에는 △후보 및 정당 지지율 변동 △후보의 선거 전략과 공약 평가 △후보 홍보 메시지·전략 평가 △후보 조직과 당과의 연계 평가 △후보의 강점과 약점 △당의 선거 전략과 공약 평가 △당의 홍보 메시지 평가 △당 조직과 지도부의 역할 평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당은 '대선 결과에 대한 평가' 항목에 "무엇보다 안 후보자 자신이 선거전략, 공약, 조직 등의 측면에서 풍부한 가능성을 보였지만 더 큰 한계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민의당이나 국민의당 공식선거조직의 선거전략 등이 안 후보와 보완적인 관계였다기 보다는 서로 겉도는 관계로 한계를 노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안 후보의 지지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TV 토론'에 대한 혹평이 쏟아졌다.
보고서엔 "특히 TV 토론에서 완전히 실패했고 실수를 반복하거나 한계를 더욱 크게 노출하는 상황까지 보여주었다"며 "TV 토론을 통해 아무런 가치를 갖지 않고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함으로써 오히려 'MB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시켰고 각종 대안은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정치적으로 애매한 기조가 유권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호남 중심성'에 국민의당이 갇혀 외연확장에 실패했다는 당 차원의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엔 "호남 중심성에 갇혀 전국적인 지지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선거운동과 조직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전혀 가동되지 않았다"며 "특히 후보자의 강점 중의 하나가 외연확장력이었고, 국민의당은 양 진영정치 극복을 통한 '통합'과 '혁신'의 가치를 내세워 왔는데 이 두 가지 장점을 살리기 위한 선거운동이 실제로 현장에서 이뤄지지 못했다"고 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보고서에서는 안 후보의 연약한 지지층,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 부재, 준비되지 않은 홍보 전략과 캠프와 선대위 간의 협조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 등이 원인으로 거론됐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당과 안 대표는 대선패배의 책임을 엄중히 느끼며, 대선평가위원회의 평가와 제언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소중한 고언을 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통합과 개혁에 힘쓰고 중도개혁 노선 확립, 새로운 인물과 인재 영입 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려도 존재한다. 지난 8.27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안철수 대표가 출마 선언문에서 '극중주의'라는 '중도'를 표방한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언급, 국민의당 기조로 정하려는 모양새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정책 연대를 시도하는 등 중도보수를 공략하는 '외연확장'을 시도하고 있어 대선평가 보고서에서 한계로 언급된 안 대표 이미지의 모호성 해소와 당의 방향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국민의당의 내년 지방선거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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