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또 불거진 잔디 논란, 월드컵 치른 나라 맞나요


입력 2017.09.01 07:41 수정 2017.09.01 08:25        서울월드컵경기장 = 김평호 기자

이란전 잔디 상태에 선수와 감독 모두 불만

경기 도중 움푹 패인 잔디, 경기력에 악영향

[한국 이란]서울월드컵경기장 관리요원들이 이란전 하프타임 때 패인 잔디 보수에 나서고 있다. ⓒ 데일리안 김평호 기자

한국 축구의 성지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또 도마에 올랐습니다.

지난달 31일 이란전을 마친 선수들은 물론, 신태용 감독까지 나서 잔디 상태에 불만을 제기하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과거 손흥민과 기성용 등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특히 이란전 개최지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결정되자 이미 경기 시작 전부터 잔디 상태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의 노력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관리를 맡고 있는 시설관리공단의 보수로 우려를 씻어내는 듯했지만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현장에서 지켜본 그대로 노골적으로 말한다면 과연 어디를 보수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이전과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잔디에 대한 우려는 전반 2분 만에 현실이 됐습니다. 플레이를 펼치던 손흥민이 패인 잔디에 발이 엉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경기를 거듭하면서 곳곳에 패인 곳이 눈에 띄게 드러났습니다.

급기야 그라운드 상황이 악화되자 하프타임 때 경기장 관리요원이 급히 나서 패인 잔디를 보수하는 촌극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마저도 관리요원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잔디가 패여 흙이 드러난 땅을 발로 밟아 다지는 정도였습니다.

임시방편으로 보수한 잔디가 성할 리 없었습니다. 결국 후반전에도 곳곳에 잔디가 패이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에 지장을 줬고, 불규칙 바운드가 자주 일어나는 악순환이 초래됐습니다.

끝내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이 “잔디가 우리를 너무 힘들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에 불만을 드러낸 손흥민.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란과 똑같은 환경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란은 힘과 파워가 있어 잔디가 무르더라고 치고 나가는 힘이 있는데 우리 선수들은 중심이 무너지고 넘어졌다”며 “앞으로 좀 더 잔디가 좋은 경기장에서 하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이어 “경기장을 신경 썼다고 하지만 실제 다들 보면서 느끼지 않았나”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에이스 손흥민 역시 “매번 이런 상황에서 경기 잘하라고 하는 데 화가 난다”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전을 치렀고, 독일과의 준결승전이 열렸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계속해서 잔디 논란이 발생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핑계로 들릴 수 있지만 홈 이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은 분명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이란전 개최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선정하면서 대표팀 훈련장인 파주 NFC와 우즈베키스탄전 출국을 위한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이동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훈련장과 공항 이동이 편리해도, 그라운드 안에서의 이동이 불편하다는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