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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블라인드채용 민간확산 본격화…"평가체계 정립 우선"


입력 2017.08.30 15:09 수정 2017.08.30 16:26        박진여 기자

공공 이어 민간 부문 블라인드 채용 확대…9월 가이드북 배포

모호한 평가기준 쟁점…"명확한 채용툴(tool) 없이는 시기상조"

정부가 공공 부문에 이어 민간에도 학벌·성별·출신지역을 배제하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에 속도를 낸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공공 이어 민간 부문 블라인드 채용 확대…9월 가이드북 배포
모호한 평가기준 쟁점…"명확한 채용툴(tool) 없이는 시기상조"


정부가 공공 부문에 이어 민간에도 학벌·성별·출신지역을 배제하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에 속도를 낸다. 이 가운데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시즌이 시작되면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지원자 스펙과 신상을 배제한 정부의 채용 지침에 발을 맞추고 있다.

취업시장 속 당사자인 청년들 사이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공정한 취업 경쟁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당장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에 혼란이 동반되고 있다.

무엇보다 학력이나 공인시험성적 등 객관적 지표가 차단되면서 모호한 평가기준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양한 산업군의 민간부문에까지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 적용되면서 각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거를 수 있는 정교화된 검증 툴(tool)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부문 블라인드 채용 확산…자발적 채용제도 개편 유도

정부는 지난달 블라인드 채용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이를 332개 공공기관에 우선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 부문에도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 시행하기 위해 다음 달 가이드북을 마련해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방침에 따라 채용 응시생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입사지원서에 학력이나 어학점수를 기재할 수 없고, 면접관들은 인적사항을 질문할 수 없게 된다. 인적사항에 대한 증빙서류는 합격 결정과 관련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종 합격자 발표 전에 요구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민간 부문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발적 채용제도 개편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민간 부문에 대해서는 채용 단계별 개선사안을 나열해 기업을 압박하기보다, 선제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기업들의 체용제도를 유형별로 소개해 기업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공공 부문에 이어 민간에도 학벌·성별·출신지역을 배제하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에 속도를 낸다.(자료사진) ⓒ고용노동부

실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번 하반기 공채부터 이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서류지원서에 학력·전공·자격증 등 기재란을 없애고 오디션을 보듯 자유롭게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는 자체 블라인드 채용 프로그램인 '힌트(H-INT)'를 10월부터 전격 도입해 지원자의 신상과 학력 등을 배제하고 자기소개서 만으로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지원서에 사진·주소·수상내역 등의 항목을 삭제하거나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창의성과 적극성이 주요 평가기준이 될 전망이다. 기존 서류지원서를 바탕으로 한 면접방식에서 서류절차가 생략되면서 면접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 되고 있다. 이때 창의성과 적극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을 지원 직무와 연결해 강점을 부각하는 전략이 떠오르고 있다.

모호한 평가기준 쟁점…"명확한 채용툴(tool) 없이는 시기상조"

이를 두고 학벌, 지역, 외모 등의 여러 기준을 차단하고 동일선상에서 경쟁한다는 점에서 대체로 큰 틀에는 동의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다만 정교화된 기준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분만으로 정책이 시행될 경우 사회적 공감대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채용 관계자 사이에서는 '직무능력'에 대한 평가항목이나 기준이 모호해 평가자의 주관적 견해가 개입되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력이나 스펙 없이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거를 수 있는 정교화된 기준마련이 우선이라는 게 취업 컨설턴트의 중론이다.

이 가운데 공공과 민간 부문의 블라인드 채용 기준이 주목된다. 공공·민간 모두 직무 수행 능력을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검증 과정에서 공공 부문의 경우 직업기초능력평가(NCS) 등 필기시험의 변별력이 높아졌고, 민간 부문의 경우 면접에 방점이 찍혔다.

특히 다양한 산업군의 민간 부문에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되면서 각 분야에 따른 채용 기준이 차별화 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블라인드 채용에 있어 지원자의 직무 관련 역량과 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보다 체계화된 채용툴(tool)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학력이나 공인시험성적 등 객관적 지표가 차단된 상황에서 응시자가 납득 가능한 세부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한 뒤, 검증을 거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이 같은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지원자의 업무적합성을 증명할 보다 정교한 평가기준이 증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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