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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3년 '노후실손' 보험사 판매 기피 뚜렷


입력 2017.08.31 06:00 수정 2017.08.31 06:41        부광우 기자

어느덧 출시 3년…대상 고령 인구 내 가입률 1/1000 그쳐

떠밀리듯 상품 출시한 보험사들…낮은 수익성에 영업 소극적

"보험료 산정 문제 많다" 금감원 지적에 판매 더욱 위축될 듯

정부와 금융당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정책 사업인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유명무실화하고 있다. 첫 선을 보인지 어느덧 3년이 지났음에도 대상 고령 인구 가운데 실제로 노후실손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1000명 중 1명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실이다.ⓒ픽사베이

정부와 금융당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정책 사업인 노후실손의료보험이 보험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노후실손보험은 보험사들이 팔면서도 큰 이익을 보지 못하는 구조여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홍보는 커녕 판매에도 소극적인 편이다. 상품 판매에 나서야 할 설계사들도 수수료가 적다보니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노후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10개 보험사의 해당 상품 가입 건수는 2만6000건 정도에 이른다.

노후실손보험의 가입 대상 연령인 50세부터 75세 사이의 인구가 1500만여명인 것과 비교하면 0.1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일반 실손보험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최근 실손보험의 가입 건수는 3400만건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과 비교해 보면 대략 우리 국민 10명 중 6~7명은 실손보험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노후실손보험은 처음 출시된 건 2014년 8월이다. 당시 고령층의 경제적 부담 경감을 추진하던 정부와 금융당국의 주도 하에 대표적인 정책성 보험이다. 10% 혹은 20%인 일반 실손보험 가입자의 자기부담금 비율을 30%까지 올리는 대신, 보험료를 낮춰주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첫 선을 보인지 어느덧 3년이 지났음에도 대상 고령 인구 중에 실제로 노후실손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1000명 중 1명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보험업계를 향해 노후실손보험료 인하나 동결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보험사의 판매 의욕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들은 가뜩이나 손해율이 높은 상품에 가격인하까지 요구하는 금융당국에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노후실손보험의 손해율이 100%를 크게 하회하는 상황에서도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지속 인상해 온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데 손해율이 100% 이하일 경우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가 내준 보험금보다 많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노후실손보험의 보험료를 산출할 때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일반 실손보험의 경험통계나 참조율 통계를 연계한 것은 부당하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후실손보험처럼 가입자 수가 적을 경우 일부의 사고 발생만으로도 손해율이 요동칠 수 있고 새로운 상품의 손해율은 통상 출시 초기에는 낮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손해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보험료를 내리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갈지자 행보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보험사들의 노후실손보험 출시 당시 보험료 산출에 일반 실손보험 통계를 사용하는 사실을 알고 있는 금감원이 뒤늦게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제대로 팔리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정책성 상품 출시에 발맞출 수밖에 없다"며 "좋은 취지를 현실화하기 위한 시장 환경 조성이 아쉽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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