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불어나는 사업비 책정…고객은 봉(?)
올해 1~4월 순사업비율 23.0%…전년比 1.6%P 상승
MG손보 제치고 10대 토종 손보사 중 최고 '첫 1위'
상품 판매·유지비 비중 상대적으로 높아…고객 부담↑
한화손해보험이 고객들의 보험료에서 인건비와 마케팅비, 모집수수료와 같은 명목으로 떼 가는 사업비를 불리면서 그 비중이 국내 토종 손해보험사들 중 최고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업비 비율이 높다는 것은 가입자들을 위한 보장보다 상품 판매와 유지에 쓰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그만큼 고객들에게 많은 부담이 전가되고 있는 셈으로, 향후 보험료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세심한 비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30일 손해보험협회의 월간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국계를 제외한 국내 10개 손보사의 지난 1~4월 순사업비율은 평균 19.3%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9.7%)와 비교하면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는 국내 손보사들이 벌어들인 보험료가 1만원이라면, 이 중 1930원 정도를 사업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손보업계에서 순사업비율은 사업비를 보유보험료로 나눠 계산한다.
조사 대상 손보사들 중 순사업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손보였다. 한화손보는 올해 들어 4월까지 보유보험료 1조3747억원 대비 23.0%인 3161억원을 사업비에 썼다.
이 같은 한화손보의 순사업비율은 전년 동기(21.4%) 대비 1.6%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기간 보유보험료는 전년 동기(1조3158억원) 대비 4.5%(589억원) 늘어나는데 그치는 사이, 순사업비는 같은 기간(2820억원) 대비 12.1%(342억원)나 늘면서 사업비율 상승을 부채질했다.
이밖에 MG손해보험(21.5%)과 메리츠화재(21.1%), 흥국화재(20.4%), 삼성화재(20.1%)의 올해 1~4월 순사업비율이 20%를 넘겼다. 이어 KB손해보험(19.5%)과 현대해상(19.3%), 동부화재(18.2%), 롯데손해보험(15.7%), NH농협손해보험(14.1%) 순으로 조사됐다.
한화손보의 사업비율에 더욱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토종 손보사들 가운데 줄곧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었기는 했지만, 1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올해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조사 대상 손보사들 중 순사업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MG손보였다. MG손보의 지난해 순사업비율은 25.0%로 한화손보(22.3%)보다 2.7%포인트 높았다.
이처럼 순사업비율에서 MG손보가 1위, 한화손보가 2위를 차지하는 구도는 2013년부터 계속돼 온 것이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10~2012회계연도 사이 한화손보의 순사업비율은 당시 그린손해보험이었던 MG손보는 물론 메리츠화재보다 아래인 3위에 위치해 있었다.
보험사의 사업비 비중이 커지면 향후 고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그 만큼 높아질 수 있다. 사업비율이 높은 보험사라는 것은 그 만큼 상대적으로 회사보다 가입자가 많은 몫을 부담한다는 뜻이고, 이는 곧 보험료와 연결될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 보험료가 저렴해 보이는 상품이라도 사업비율이 높으면 향후 갱신 시점에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를 수 있다"며 "보험이 대표적인 장기 상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미래를 우선 고려해 가입 시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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