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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ovie] "웃고 있어도 눈물이" 웃픈 현실 파고든 '공범자들'


입력 2017.08.15 08:57 수정 2017.08.15 16:19        이한철 기자

'PD수첩' CP 출신 최승호 감독의 신작

공감·웃음 뒤에 남은 건 가슴 찡한 여운

최승호 감독이 영화 '자백'에 이어 '공범자들'로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웃픈 현실을 파고든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영화적으로도 스펙터클한 재미가 있었다.

영화 '공범자들'은 보는 내내 관객들로 하여금 가슴 찡하다가도 박장대소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상영관을 나서며 남은 건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허탈감이었다.

17일 개봉하는 최승호 감독의 신작 '공범자들'은 지난 10년간 공영방송이 어떻게 점령됐는지, 어떤 희생이 있었는지를 기록한 작품이다. KBS, MBC 등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이 지난 10년간 어떻게 우리를 속였는지 그 실체를 추적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액션 저널리즘이라고 명명되는 최승호 감독 특유의 역동적인 취재 방식이다.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속도감 있는 촬영과 사건의 요지를 전하는 긴박감 넘치는 편집이 상업영화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망가져가는 공영방송 안에서 얼마나 치열하고 무자비한 전쟁이 벌어졌는지 당사자들의 증언과 자료를 생생하게 전하며 극적 감정까지 이끌어낸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현 시점에서 의미를 갖는 건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언론 회복 프로젝트의 소임을 다한다는 점이다.

최승호 감독은 지난 9일 언론시사회에서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면서 사회가 많이 변화됐고, 중요한 국민의 방송인 공영방송을 회복하기 위해서 영화라는 작품으로 호소해야 할 것 같았다"면서 이 영화가 지금 왜 필요했는지를 역설했다.

최승호 감독의 의도대로 작품은 우리 언론의 현실이 참담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영화적 재미도 쏠쏠하다. 때로는 공감의 웃음이 터져 나왔고, 때로는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

'공범자들'은 지난 10년간 공영방송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 뉴스타파

수많은 PD와 기자, 아나운서들이 공영방송을 떠난 가운데, 남아 있는 동료들의 감회도 새로웠다. 김민식 MBC PD는 공영방송이 몰락해가는 모습을 보며 느꼈던 당시의 감정들을 내놓으며 "반드시 공영방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국 MBC 기자는 "영화 '공범자들'이 헌법 가치인 언론의 자유, 방송의 공공성을 회복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이라 믿는다"고 소감을 전했고, 성재호 KBS 기자는 "세 번 봤는데 볼 때마다 다르다. 많은 분들도 그만큼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1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MBC 김장겸 사장 등 전·현직 임원 5명이 지난달 31일 제기한 영화 '공범자들'에 대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공범자들'에서 MBC 임원들을 표현한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MBC 임원들은 비판이나 의문 제기에 적극적으로 해명할 지위에 있는데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명예권이 침해됐다고만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상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도 "MBC 핵심 임원은 공적인 인물로 그 업무나 지위에 관련한 사진과 영상 등은 공적 관심사에 대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봉 연기가 우려됐던 '공범자들'은 17일부터 대중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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