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동산대책]투기지역지정·양도세 강화...'고강도'(종합)
투기과열지구 기정보다 강력한 투기지구 지정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 부활…최대 60%까지 적용
문재인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두 번째 부동산 대책 칼을 빼들었다. 지난 6·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지 한달 보름만이다. 지난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과열이 진정되지 않자 고강도 후속 규제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대책은 서민 주거안정 및 실수요자 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것을 앞세웠다. 정부는 집은 투자가 아닌 ‘거주대상’인 것을 강조하고, 투기수요는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를 위해 투기수요가 다수 유입되는 곳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지정해 시장불안을 조기에 진화할 방침이다. 또 다주택자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체계를 정비하고 주택담보대출의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유인도 억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우선 돌아가는 임대·분양주택를 확대 공급하고 청약제도도 대폭 개편할 예정이다.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 전매제한 등 거래 강화
2일 국토교통부는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이번 대책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집갑 상승의 진앙지로 꼽히는 재개발·재건축을 집중적으로 통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비사업 예정지역을 중심으로 과열이 심화되고 있는 서울 25개구 전역과 경기도 과천시, 세종시를 3일부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한도가 40%로 강화되는 등 14개 규제가 동시에 적용된다.
특히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구, 세종시는 3일부터 투기과열지구보다 강도가 높은 투기지역으로 지정한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규제와 함께 1세대가 조합원 분양권을 3개 이상 보유하면 양도세율에 10%포인트가 추가 적용된다. 또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이 제한되고, 기업자금대출도 받기 힘들어 진다.
또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제한도 강화된다. 현행에서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시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가 제한됐다. 다만 사업이 지연될 경우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양도를 허용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재건축 사업이 조합설립 후 3년 내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거나 착공하지 못해야 조합원 양도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오는 9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투기과열 지정에 따른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제한은 선의의 피해를 방지하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전에 조합원 분양권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조합원 지위의 거래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기과열지구 내 재개발 조합원의 분양권은 관리처분계획인가 후부터 소유권이전등기시까지 전매를 금지시킨다. 또 앞으로 정비사업 일반분양 또는 조합원 분양에 당첨된 세대에 속한 자는 5년간 투기과열지구 내의 정비사업 일반분양과 분양권 재당첨이 제한을 받는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화
이와 함께 정부는 실수요 중심의 주택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양도소득세도 대폭 손을 봤다.
정부는 지난 6·19대책에서 지정한 전국 40개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 시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을 현행 양도차익에 기본세율을 적용하던 것에서 앞으로 2주택자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 20%포인트씩 중과하기로 했다. 내년 4월1일 이후 양도하는 주택부터 적용한다.
또 1세대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강화한다. 등록 임대주택이나 현행 보유기간 요건의 예외주택(1년 이상 거주 후 직장이전 등으로 양도)은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현행 2년 이상 보유, 양도가액 9억원 이하에서 '2년 이상 거주' 요건이 추가되는 것이다. 비과세 적용은 오는 3일 이후 취득한 주택부터 적용한다.
내년 1월1일 이후에는 분양권 전매 시 양도세도 강화된다. 조정대상지역 내 분양권을 전매하면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양도세율 50%를 적용, 무주택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해당될 전망이다. 현행 분양권 전매 시 양도세율은 1년 이내 50%, 1~2년 40%, 2년 이상 6∼40%다.
현행 투기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은 차주당 1건으로 제한되지만 같은 세대의 다른 세대원으로 추가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세대당 1건으로 제한된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둘 다 40%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대출한도가 낮아지고 실수요자가 아닐 경우 주택자금을 마련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만일 주택담보대출을 1건 이상 보유한 세대의 세대원이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LTV·DTI 비율이 10%포인트씩 더 낮아진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일 경우 LTV·DTI가 30%씩 낮아지는 것이다.
다만 예외로 ▲무주택 세대주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연소득 7000만원 이하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주택가격 6억원 이하 ▲조정대상지역 5억원 이하 등이다. 또한 질병치료 등 특별한 사유가 인정돼도 예외를 인정해 LTV·DTI를 50%씩 적용한다. 이주비와 중도금대출도 DTI 적용을 배제한다.
◆청약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가점제 적용 확대
최근 과열양상이 그대로 나타나는 청약시장에도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진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의 청약 1순위자격 요건이 강화되고 청약가점제 적용이 확대된다.
또 청약가점제 당첨자의 재당첨을 제한하고 예비입주 선정 시 우선적용 등을 도입한다.
현행 1순위 자격은 청약통장 가입 후 수도권 1년, 지방 6개월 경과에서 둘 다 2년으로 길어진다. 납입횟수도 국민주택의 경우 수도권 12회, 지방 6회 이상에서 24회로 늘어난다.
청약가점제도 손을 봤다. 현행 민영주택 공급 시 일반주택 수의 40~100%에 대해 가점제를 적용하고 무주택자에게 우선공급하고 있다.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저축 가입기간을 점수화해 높은 순으로 점수가 달라진다.
앞으로는 가점제 비율을 ▲투기과열지구 85㎡ 이하 75%→100% ▲조정대상지역 85㎡ 이하 40%→75%, 85㎡ 초과 0%→30%로 바뀐다. 가점제 당첨자의 재당첨은 2년 동안 배제한다.
만일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해 미계약분이 발생하면 일반주택 수의 20% 이상을 예비입주자로 추첨해 선정하던 것은 가점제를 우선적용해 무주택자의 당첨 기회가 주어진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부 오피스텔이 현장에서만 직접 청약을 받도록해 청약 신청자의 불편이 커지는 것을 감안, 일정 가구 이상 오피스텔을 분양할 경우 인터넷으로 청약을 실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과장광고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사업자가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을 광고할 때는 분양수익률 산출근거를 명시하도록 하고 허위·과장광고에 대해 과태료를 매기는 등 벌칙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정부는 이들 방안을 구체화해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올해 하반기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행 법령상 조정대상지역 지정에도 오피스텔 전매제한 규정이 없어 일부 지역에서 풍선효과로 청약과열이 발생했다”며 “현장 접수 등으로 청약 신청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과장광고로 인한 피해가 빈번해 이와 같은 제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보유세 강화 빠져 이번 대책 약발 단기 작용 예상
정부의 연이은 대책 발표에 시장에서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초강수를 둔 규제로 투기수요가 줄어들어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생겼다는 반응과 함께 정작 실효성이 높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 등이 빠졌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달 청와대와 여당은 부동산 과표 현실화를 통해 보유세를 인상하는 가능성을 염두해 주고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를 강화하면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다주택 소유자 부담이 커져서 집을 팔 요인이 생기고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며 “노무현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 파동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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