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추미애 패싱' 논란...여당 대표 힘 빠지나?
청와대 대리 사과에 추미애 배제 논란으로 확산
야3당 추 대표 '정치적 미숙아' 비난...협상력 타격
'지난 13일 청와대-국민의당 발(發) '추미애 대리사과' 사건이 여당 대표의 리더십 부재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야권은 전날 청와대의 태도가 '추미애 패싱(배제)' 기조를 사실상 드러낸 것 아니냐며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전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민의당 지도부를 찾아 협치를 당부했지만 추 대표는 이 과정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임 비서실장이 추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 등에 대신 유감을 표했다는 게 논란이 되자 추 대표의 행방이 조명됐을 뿐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임 실장이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러 갈 때 추 대표와 통화하려고 했으나 연결이 안 됐다"며 "추 대표가 (대리 사과 등) 자세한 내용은 몰랐을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 대표 측은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엇박자를 보였다.
논란 시점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추 대표가 강경 발언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 의원들의 당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는데 그로부터 나흘 만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 이러한 상황을 종합할 때 추 대표의 행보에 본격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현실적인 우려가 힘을 받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독자적인 행보에 불만을 가졌던 야당은 '추 대표 패싱' 사건을 계기로 여당의 힘을 빼려는 모양새다. 전날 국민의당이 추경에 협조하기로 하면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도 추경 열차에 함께 탑승했지만 관련 협상이 끝나지 않은 만큼 여당의 리더십을 문제 삼아 추경 협상을 끌고 가는 것도 야당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전략이기 때문이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14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국을 풀기 위해선)추 대표의 사과 내지는 그분의 말씀이 있어야 하는데 청와대가 갑자기 나와서 추 대표 발언 사과를 해 숨통을 트려고 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그러면서 뒤통수를 또 친 거다. 이렇게 되니까 정국이 불신으로 하고 믿음, 신뢰 깨지다 보니 파국 연속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추 대표 발언은 청와대가 사과했을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성토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차피 듣지도 않고 무시하겠지만, 앞으로 정략적으로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폄하하거나 비하하거나 통째로 삼키려 하는 공격정치를 당장 중지하라"고 훈수를 놨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 또한 추 대표를 '정치적 미숙아'로 지칭하며 비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래 대리 사과는 아이가 잘못할 때 어른이 대신 사과하는 것이다"라며 "다시 말해 청와대가 추 대표를 정치적 미숙아로 파문을 내린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청와대가 추미애를 이름 그대로 '애'라고 규정했다는 건데 추 대표는 본인의 유아적 리더십에 청와대가 사형선고 내린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우리 정치발전과 여야 협치 관해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며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우리 국민도 청와대가 파문 내린 추 대표의 즉각 사퇴를 촉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인의 언어는 울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날 세움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야당을 비판하며 "추 대표를 인정할 수 없다. 평당원이다. 과연 그 문제 또한 얼마나 울림이 있는 이야기인가. 국민들이 볼 땐 낮은 수준의 유아적인 말싸움 자체를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추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 지역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 협조만 당부했을 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고, 19대 대통령 선거 공로자 표창식에만 참석하고 서울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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