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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정우택, 기싸움인가 갈등의 서막인가


입력 2017.07.07 08:07 수정 2017.07.07 10:21        한장희 기자

갈등설 진화 나섰지만 3일 연속 신경전 '치열'

홍준표와 친박계, 혁신위 구성 갈등 폭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번째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은 정우택 원내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3일 연속 신경전 '치열'
홍준표와 친박계, 혁신위 구성시 갈등 폭발할 수도


자유한국당의 투톱인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의 신경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들이 보도를 쏟아내자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갈등의 도화선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보고 있다.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석상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홍 대표가 “대통령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안에는 외교 활동을 하기 때문에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자중할 것”이라며 “이게 예의에 맞다. 대통령이 돌아올 때까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우리가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홍 대표의 비판 자제 선언이 머쓱해질 정도였다.

정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추경 예비심사일을 일방적으로 지정하고 여당이 예결위에 상정할지 모른다”며 “이번 추경을 졸속, 날치기로 처리하겠다는 나쁜 의도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송영무 후보자는 시민단체에서 불법 고액자문료 특가법 포괄적 뇌물죄로 검찰에 고발됐고 조대엽 후보자의 경우 환노위 3당 간사가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면 즉시 검찰 고발하겠다고 한다”며 “송영무, 조대엽 두 후보자는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사안이다. 이런 분들을 임명강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이들의 신경전은 지난 4일과 5일에도 이어졌다. 정 원내대표가 세워놓은 대여투쟁 노선에서 홍 대표가 방향을 선회하는 발언을 하면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추미대 대표와 협치의 의미로 팔장을 끼고 있는 모습. 여당 대표와 제1야당 대표의 팔짱 포즈는 추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 대표는 4일 문재인 정부 내각 후보자들의 자질 문제가 연이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문재인 정부)자신들이 하려고 하는 정부조직을 한 번 해보라 이거다. 판단은 국민의 몫이고, 야당이 그걸 막는다는 건,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강경투쟁’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정 원내대표는 긴급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대표가 지금 막 대표 됐으니까 조금 더 원내상황도 잘 파악을 해 가면서 자기 소신과 생각을 충분히 당내에서 조율하고 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지난 5일 아침 일찍부터 두 사람에게서 불꽃이 튀었다.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서로에게 독설을 날렸다.

홍 대표는 “혁신에는 반드시 구 세력의 저항이 따른다”며 “극소수 구박들이 나를 구박한다고 해서 쇄신을 멈출 수 없다”고 우회적으로 정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후 국회에서 김상곤 교욱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에 따른 대응방안 등의 논의를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편 정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막 대표가 된 분이니 충분히 당과 조율해야 한다”며 “독단적 발언은 국민에게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홍 대표를 비판했다.

이런 갈등의 모습은 인사 문제를 두고도 터져 나왔다. 전날 홍 대표가 발표한 주요 당직인선의 면면을 살펴보면 지난 대선 과정에서 홍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도왔거나 과거의 인연을 중시하는 인선이 나오면서 구주류인 친박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전날 인선에 대해 친박계 한 의원은 “우리 입이 없어 말하지 않는 게 아니다. 다만 새 지도부가 선출됐고 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이지 불만이 없는게 아니다”라며 “갈등과 반목을 끝내고 당이 화합하기 위해서는 탕평책을 펼쳐야 하는데 홍 대표도 자신들의 측근으로만 채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열린 당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쓴소리가 터져나왔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홍 대표가 지난 4일 측근인 이종혁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한 것을 문제 삼았다. 홍 의원은 “우리 당이 호남에서 지지율이 3∼5%에 불과한데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호남 출신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갑윤 의원도 비공개 회의에서 “대표는 우리 당의 자부심인 만큼 이제는 품위 있는 언어로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홍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간에 갈등의 골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언제든 잠재됐던 갈등이 폭발할 수 있을 것으로 한국당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 시점은 홍 대표가 당의 개혁을 위해 설치하겠다고 했던 혁신위원회가 구성되고 인적개혁이 이뤄지는 시점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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