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한국당 전대…'갈등의 골' 협곡처럼 패여
겉으론 홍준표 vs 원유철…들어다보면 비박 vs 친박
후유증 오래?…문재인 정부 좌파 공세엔 뭉칠 수도
30일 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이날부터 모바일 투표가 시작되고 오는 2일에는 전국에서 현장투표가 진행된다.
모바일 투표와 현장투표를 합산한 결과를 가지고 오는 3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선출하는 과정만 남은 셈이다.
전대가 결승점을 향할수록 당 대표 후보간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가는 모습이어서, 향후 누가 당대표가 되던 당내 갈등의 불씨가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갈등의 주인공은 홍준표 후보와 원유철 후보이다. 두 후보의 갈등 시작은 원 후보가 홍 후보의 바른정당 입당타진설을 제기하면서다. 원 후보는 지난 26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꺼내며 홍 후보에게 공격했다.
원 후보가 제기한 홍 후보의 바른정당 입당타진설은 같은날 바른정당 초대 당대표였던 정병국 의원이 출간한 ‘다시 쓰는 개혁 보수-나는 반성한다’의 내용을 인용해 지적한 것이다.
정 의원은 자신의 저서에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출마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도 신당 창당 당시 측근을 통해 합류 의사를 밝혀왔다”고 기록했다.
원 후보에게 공격을 받은 홍 후보는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을 확인하고 당원과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
이렇게 시작된 두 후보의 갈등은 지난 27일 열린 TV토론회에서도 그대로 전파를 탔다. MBC에서 진행된 한국당 대표 후보자 100분 토론회에서도 두 사람의 갈등을 불꽃이 튀었다.
원 후보는 TV토론회에서 홍 후보를 겨냥해 “혹시 정치자금법 (재판) 때문에 야당 대표가 되면 일종의 정치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차원에서 출마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많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그럼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당 대표도 했고 대통령 후보도 했던 분이 당이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시점에서 굳이 당 대표에 나와서 당원과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야 하는지”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홍 후보는 “그런 사람을 왜 대선 후보로 내세웠냐. 당에서 64% 이상 압도적 지지로 대선 후보에 내세울 때는 그 논쟁이 안 됐느냐”며 반박했다.
이어 그는 “아마 원 의원이 준비를 좀 해야 할 것”이라며 “보좌관도 산업은행 건으로 구속돼 있는데 보좌관이 친구 아니냐. 그 재판뿐 아니라 다른 것은 없는지, 아마 이 정부에서 검찰이 정비되면 대대적 사정을 들어올 것이니 거기에 좀 대비하길 바란다”고 쏘아붙인 바 있다.
두 후보는 지난 28일 대구·경북지역 합동토론회에서는 원색적인 비난과 공격을 피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전날 치러진 수도권 합동토론회와 TV토론회에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갈등의 골이 깊음을 내비쳤다.
두 후보는 전날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TV토론회 시작 전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원 후보가 홍 후보에게 “목에 좋다”며 사탕을 건네자 홍 후보는 “사탕 안에 뭐가 들었을 줄 알고”라며 거절했다.
수도권 합동토론회 이후 홍 후보는 “선거 운동이 끝났다”며 이날 예정된 TV토론회에 불참할 것을 알렸지만, 원 후보와 신상진 후보는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TV토론회 참석은 본인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다. 거부하려면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홍 후보가 상식적으로 합리적으로 선거에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끝내 이날 TV토론회에 불참했다.
홍 후보와 원 후보의 갈등은 겉보기에 따라서 두 후보간의 갈등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친홍’과 ‘반홍’으로 나눴다. 친박(친박근혜)계는 ‘반홍’에, 비박(비박근혜)계는 ‘친홍’에 줄을 선 모습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는 당무 전권을 쥐게 되는 ‘단일지도체제’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사실상 내년 지방선거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지역구에서 기득권을 유지해 다음 총선에서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한 의원들로서는 사실상 줄서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패배한 계파는 위축될 수밖에 없어 전당대회가 마무리 되더라도 갈등의 불씨가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한국당 당내 갈등으로 일정기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개혁 작업에 나서면서 보수진영을 위협하는 경우 보수가 내부 갈등을 멈추고 시선을 외부로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