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은 나비효과' 우승 전선까지 집어삼키나
1~2위 KIA, NC 이어 SK까지 초강세 현상
이대은 얻기 위해 조기에 순위 싸움 빠질수도
야구에서 6할 승률은 가을 잔치로 이끌어주는 약속의 숫자로 불린다.
한 시즌에 6할 승률팀이 아예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3번 중 2번 승리하는 것이 어려운 게 야구다. 따라서 6할 승률을 거두게 될 경우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정규 시즌 1위까지 바라볼 호성적임에 틀림없다.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6할 승률팀이 복수로 나온 적은 모두 7차례에 불과하다. 그만큼 압도하는 전력을 갖춘 팀이 2개 이상 나오기 힘들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사상 처음으로 3개팀을 기대해 봐도 좋다. 바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KIA와 NC, 그리고 무서운 상승세로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SK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살짝 주춤했던 KIA는 뒷문 불안의 약점을 지닌 채 승률 0.645(49승 27패)로 선두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승률 0.627(47승 1무 28패)의 NC가 KIA를 바짝 추격 중이기 때문에 이들의 다툼은 전반기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홈런 군단 SK는 시즌 초 부진을 뒤로 하고 연승을 내달리더니 어느새 3위 자리까지 올랐다. 승률은 0.566(43승 1무 33패)로 6할 승률을 얻으려면 +7승이 요구되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충분히 도전할만하다.
6할 승률 팀이 복수 나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전제로 해야 한다. 먼저 올 시즌 KIA, NC처럼 여럿 팀이 초강세를 보이거나 최하위권에서 승리를 헌납하는 팀이 있는 경우다.
실제로 2002년과 2003년에는 2년 연속으로 삼성과 KIA(2002년), 현대와 KIA(2003년)가 동반 6할 승률 거뒀는데 당시 2할 대 승률에 그친 롯데가 희생양이 됐다. 프로 원년인 1982년 OB는 무려 승률 7할, 2위인 삼성도 0.675이라는 어마어마한 승률을 기록했는데, 최하위 삼미가 1할 대 승률로 희비가 엇갈렸다.
올 시즌 KBO리그는 삼성과 kt가 최하위권에 위치해있다. 이들 팀들은 3할 중후반대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9위 삼성에 4경기 차 앞선 8위 한화도 그리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순위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후반기로 넘어가면서 가을 야구가 멀어지게 될 경우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바로 ‘이대은 리그’가 열릴 가능성이다. 현재 경찰야구단에서 퓨처스리그를 지배 중인 이대은은 내년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 나온다. 31세의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KBO리그에 뛰어들 경우 2차 1순위 지명이 확실시된다.
그리고 2차 드래프트 지명권은 올 시즌 순위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최하위인 10위팀이 이대은을 갖게 된다는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과거 농구에서는 슈퍼 루키가 드래프트에 등장할 때 1순위 지명권을 얻기 위해 시즌 중반 이후 승부를 포기, 순위 하락을 방치하는 경우가 있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란 야구팬들의 조심스러운 전망이 있다. 이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상위권 팀들의 승리 적립이 수월해 6할 승률 팀을 여럿 볼 수 있지만 리그의 질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과연 이대은 나비효과는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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