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트럼프와 '악수 한판' 단단히 준비 중
자칫 강국에 속절없이 끌려가는 모습 그려질 우려
주변에선 농반진반 '악력기'로 대비하라는 의견도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 준비는 했습니까?'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악수'를 나눌지도 관심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악수'로 여러 정상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궁금증은 28일 문 대통령의 첫 기자간담회에서 공식질문으로 채택됐다. 문 대통령은 "어떻게 악수하느냐는 것을 세계와 우리 국민들이 아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와 우리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의 악수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첫 정상외교 상대인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는 국제무대에서 '악명'이 높다. 악수 상대의 손을 꽉 쥐기도 하고, 잡은 손을 자기 쪽으로 세게 잡아당겨 상대방이 균형을 잃게 만들기도 했다. 자칫 세계 최대 강국에 속절없이 끌려가는 모습이나 주눅 든 장면으로 그려질 수 있다.
실제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비해 이른바 '악수 전략'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특전사 출신인데, 설마 아베 총리처럼 당하겠느냐"고 했다. 주변에선 농반진반으로 '악력기'를 권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양 정상의 악수에 쏠린 관심이 크다는 얘기다.
'비굴한' 아베처럼? '제압한' 마크롱처럼?
문 대통령은 "정상 간에 우정과 신뢰 보여주는 악수 장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당선 후 트럼프 대통령이 걸어온 첫 전화 통화에서도 굉장히 부드럽고, 가깝게 다가서는 분위기였다"며 '우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방미 공식 메시지로 '한미동맹'을 거듭 강조해온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악수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눈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손을 마주 잡은 만큼 허리를 숙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때도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어깨를 쓰다듬는 등 한미동맹의 우호적 관계를 보여주는 제스처를 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악수의 '피해자'가 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초 가까이 손을 꽉 잡혀 진땀을 빼야했다. 당혹스러운 표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온라인에선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에서 강력한 '선공(先攻)'으로 제압해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힘으로 제압한 악수 덕분에 자국 내 지지율이 크게 오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주재 환영만찬에서 처음으로 손을 맞잡는다. 양국 정상의 악수는 찰나에 불과하지만, 정치·외교적 파장은 한반도를 크게 울릴 수 있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전 일정을 모두 비우고 한미정상회담 준비에 몰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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