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정책 없이 일자리 창출 요구, '5병2어' 기적 바라나
[칼럼]고용 강조에도 국가산업정책은 거꾸로
일자리는 경제성장의 토대가 아니라 결과다
[칼럼]고용 강조에도 국가산업정책은 거꾸로
일자리는 경제성장의 토대가 아니라 결과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위원회에 8월말까지 일자리창출에 대한 로드맵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일자리 백일작전이 두달작전으로 당겨진 것이다. 단시일 내에 고용 문제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조급함을 드러냈다.
지난 대선에서 2~30대 청년층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만큼 높은 청년 실업률로 고통받는 젊은층에게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한다는 절박감의 표출인 것 같다.
현재 고용문제 중 청년실업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청년실업률이 1997년 IMF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청년고용 절벽이란 말이 실감난다.
문재인 정권 경제정책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교수 시절 우리 사회 양극화가 높은 청년실업률의 원인이라며 청년들에게 사회와 기성세대에 대해 끊임없이 분노하고 저항하라고 선동해 왔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후 장하성 교수를 삼고초려 끝에 경제 및 고용 문제의 컨트롤 타워에 앉힌 것도 그의 이러한 주장과 견해에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앙적 청년실업률은 인위적인 고용정책의 결과…정년 60세 법제화
그러나 작금의 재앙적 청년실업률은 시장을 무시한 인위적인 고용정책의 결과이며, 2~3년 전에 이미 예견된 것으로 정치권 누구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정권 때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조기 퇴직이 사회문제가 되자 지금의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이 되어 이들에 대한 정년연장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결국 2013년 정부와 국회가 정년의 60세 연장을 법제화했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임금피크제와 함께 대대적인 2년 정년 연장이 이루어졌다.
지금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고용절벽은 바로 그 때 정부와 정치권이 시장을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고용문제에 개입한 결과다. 고용이란 경제 규모와 생산성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함에도 특정 세대의 고용을 인위적으로 늘린 데 대한 풍선효과가 청년들을 고용절벽으로 밀어낸 것이다.
또한 매년 사회로 진출하는 청년들의 80%가 대졸자인 상황도 높은 청년실업률을 야기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기업들에게 일자리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대책은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즉 청년실업의 발생원인에 대한 진단이 번지수를 잘못 찾다 보니 자연히 처방도 잘못될 수 밖에 없고 그 효과 역시 비관적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1개 인위적 창출, 민간부문 일자리 1.5개 희생
현재 당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소위 '일자리 추경'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공공부분의 인위적 일자리 창출을 통해 민간부문 고용확대의 마중물로 삼겠다며 11조원 규모의 추경을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추경 편성요건의 적법성 논란은 논외로 하더라도 그 효과는 부정적이다.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인 것에 그칠 것이며 오히려 시장교란의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공공부문에서 인위적으로 1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 민간부문 일자리 1.5개가 희생된다는 OECD 연구 결과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입으로는 '고용 최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반시장적 정책들이 고용을 저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즉 고용을 강조하며 기업들만 압박할 뿐, 정작 고용의 토대가 되는 국가산업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고용을 강조하면서 토대가 되는 국가산업정책은 거꾸로
OECD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용기여도가 가장 높은 산업은 에너지산업으로 일반 제조업의 5~6배다. 그리고 의료산업과 정보통신산업 역시 고용유발효과가 일반 제조업의 2~3배로 고용창출 '효자' 산업들이다.
그러나 현정부 들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산업인 원전과 화력발전을 환경문제를 이유로 퇴출을 선언했다.
정보통신산업의 경우는 통신비 인하를 이유로 정부가 개입하여 고용증대에 필수적인 기술개발과 인프라 투자를 어렵게 만들었다.
의료산업의 경우는 우리 정부의 정책 마인드가 중국보다 못한 실정이다. 중국은 자국의 많은 성형수요가 한국으로 유출되자 규제를 풀어 아예 한국에서 의사를 데려가 시술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높은 고용유발 효과를 가져다줄 의료 민영화는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말도 못꺼내는 실정이다.
문 정권 고용정책의 근본적 문제점은 고용이 저조한 이유를 기업 탓으로 돌리고 기업들을 압박하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 평균 수익률, OECD 절반 수준…노동생산성 최하위 국가, 청년 고용절벽 자초
2005년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수익률은 6.8%로 OECD 국가 기업수익률 평균인 13.4%의 절반이다. 중국의 26%에는 비교도 안되고 일본의 9.2% 에도 못미치는 최하위권이다.
노동계나 정부에선 이런 통계에 대해선 눈감고 귀 막는다. 그대신 OECD국가 중 최대 노동시간 국가라는 왜곡된 통계만을 내세워 기업을 압박해온 결과가 노동생산성 최하위 국가를 만들고 청년 고용절벽을 자초한 것이다.
'기업은 노동자를 착취함으로써 존재하고 성장한다'는 운동권적 시각으로 고용정책에 접근해서는 일자리는 생기지 않고 고용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일자리는 경제성장의 토대가 아니라 결과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는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의 토대고, 청년 고용절벽의 해결책"이라 했다. 그러나 일자리는 경제성장의 토대가 아니라 결과다. 성장 없이 일자리를 내놓으라는 것은 성경에서 예수가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천명을 먹인 '5병2어'의 기적을 바라는 것과 같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대선을 치뤄 당선된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좌파정권의 경제 실패가 남겨놓은 20%가 넘는 실업률 해소를 위한 첫 정책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들고 나왔다.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당선된 박근혜 정부가 1년도 안돼 경제민주화의 깃발을 거두어 들이고 경제활성화로 선회했던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
글 / 윤종근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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