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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채권단 '벼랑 끝 대치"…상표권 사용조건 대안 나올까?


입력 2017.06.16 15:30 수정 2017.06.16 16:21        이광영 기자

금호산업, 19일 이사회서 상표권 수용 최종입장 발표

채권단 ‘경영권 박탈’ 압박…“명분 없는 졸속 매각” 비판 목소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금호타이어 채권단의 벼랑끝 대치 국면이 심화되고 있다. 박 회장 측이 상표권 사용조건을 두고 다음주 새로운 대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연합뉴스

금호산업, 19일 이사회서 상표권 수용 최종입장 발표
채권단 ‘경영권 박탈’ 압박…“명분 없는 졸속 매각” 비판 목소리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금호타이어의 부실매각을 막아달라”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한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금호타이어 채권단의 벼랑끝 대치 국면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최종 입장 발표를 다음주로 미룬 박 회장 측이 상표권 사용조건을 두고 새로운 대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상표권 실소유권자인 금호산업은 오는 19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더블스타의 상표권 요건 수용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금호산업 이사 8명 가운데 의결권이 있는 이사는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사장을 제외한 6명이다. 박 회장 부자가 이해관계인이라 의결권이 없는 상태서 6명 중 2명이 해외 출장 등으로 부재해 이사회 정족수를 채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채권단도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금호그룹은 지난 9일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금호타이어 상표권 관련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 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을 조건으로 최종안을 결의하고 산은에 회신한 바 있다.

그러나 더블스타가 박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채권단은 지난 12일 박 회장 측에 기존안을 재차 수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회장 측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 경영권 박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채권단은 박 회장의 ‘경영권 박탈’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주주협의회는 금호타이어 경영평가를 2년 연속 D등급으로 평가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2년 연속 경영평가에서 D를 받은 경우 채권단은 회사의 경영진을 교체하거나 해임권고를 할 수 있다. 3분기 중 나올 예정인 최종결과 발표가 19일 금호 측의 입장에 따라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호타이어 매각 불발 시 채권단이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1조3000억원의 차입금 만기 연장을 거부할 경우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돼 법정관리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계에서는 이처럼 박 회장 측이 산은의 공세로 궁지에 몰렸음에도 채권단의 기존 입장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지난 9일 제시한 수정안 역시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정한 것이기 때문에 물러설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채권단이 흥행을 위해 절차상 하자가 있는 졸속 매각을 추진하면서 명분이 사라졌고, 이 과정에서 박 회장에게 부여된 우선매수권이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강조하는 원칙대로라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전에 주주협의회가 투자심의위원회를 개최해 5년간 채권만기연장 안건을 통과시킨 뒤 계약서를 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만기 연장을 매각 종료 때까지 해결하기로 남겨두고 이를 체결한 것은 졸속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표권 역시 실소유권자인 금호산업과 협의 없이 산은이 독단적으로 더블스타와 계약을 체결해 ‘인상 없이 0.2% 사용요율 보장’, ‘20년(5년+15년)간 독점적 사용 권한 부여’, ‘더블스타 일방적 해지 가능’ 등 비상식적 조건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중요한 재산권 침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아울러 산은은 금호타이어의 방위산업 부분은 매출의 1% 미만으로 문제가 되지 않고, 문제가 될 경우에도 분리매각하면 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리매각은 ‘쪼개서 팔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며 “정부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 중대한 요소임에도 단순 매출 비중만으로 국가 방위산업을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그룹 모태인 금호고속을 1년만에 되찾기 위한 자금을 대부분 마련한 박 회장은 이르면 다음주 인수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을 금호타이어와 함께 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서 인수에 공을 들였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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