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댄 92마일’ 괴물본색 되찾은 류현진
세인트루이스전 6이닝 1실점, 올 시즌 최고 피칭
직구 최고 구속 92마일, 뚜렷한 구위 상승
류현진(30·LA다저스)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각)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1-1로 맞선 7회초 공격 때 대타 오스틴 반스와 교체돼 승패와 무관한 결과를 얻게 됐다. 다만 시즌 평균 자책점은 4.28에서 3.91로 낮아졌다.
예의 투구와 달리 불안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1회를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특히 이날 경기의 직구 최고 구속이 1회에 나왔다.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의 2번 타자 맷 카펜터에게 던진 5구째 직구가 92.3마일(약 148.5km)이 찍혔다.
하지만 실점도 있었다. 1사 후 토미 팜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2사 2루서 폴 데종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중견수 크리스 테일러의 타구 판단 미스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후 정신이 번쩍 든 류현진은 별다른 위기 없이 이닝을 쌓아갔다. 4회 스테픈 피스코티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면 3회와 5~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압도했다.
눈에 띄는 점은 직구 구위의 회복과 구사율이다. 이날 류현진 포심 패스트볼 17개와 투심 3개 등 직구를 20개 밖에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전 직구들과는 질이 달랐다.
무엇보다 3회 이후 직구의 볼 끝이 유난히 좋았다. 높게 형성된 제구에도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이 속아 연신 헛스윙을 할 정도였다.
변화는 평균 구속에서도 나타난다. 20개 직구의 평균 구속은 90.8마일로, 시즌 평균인 89.6마일을 상회하고 있다. 부상 전 직구 구속을 회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류현진은 직구 구사에 대해 조심스러웠다. 77개의 투구 수 중 직구는 고작 20개로 26% 밖에 되지 않는다.
류현진은 올 시즌 직구 사용률이 40%를 넘겼을 때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실제로 40% 이하였던 4월 25일 샌프란시스코전(31.6%)에서는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다음 등판인 필라델피아전(34.8%)에서는 첫 승을 낚았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콜로라도전에서 직구 사용률이 50%로 올라간 류현진은 4이닝 10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34.2%로 다시 낮춘 마이애미전에서는 2승째를 따냈고, 첫 세이브를 거둔 지난달 26일 세인트루이스전 역시 21.6%의 비율로 직구를 던졌다.
투구 패턴의 변화가 달라질 가능성이 무척 크다. 직구의 위력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좌완 정통파 투수인 류현진이 빅리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직구를 기반으로 한 투구가 필수적이다. 더불어 직구가 살아났다는 뜻은 부상 후유증도 훌훌 털어버렸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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