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여진구 "연애세포 가득한 21살…멜로 꿈꿔"

영화 '대립군'서 소년 광해 역 열연

사극-장르물 섭렵…로맨스 도전의지

영화 '대립군'서 소년 광해 역 열연
사극-장르물 섭렵…로맨스 도전의지

배우 여진구가 영화 '대립군'으로 스크린 복귀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스마트 폴더폰을 좋아한다는 21살 배우 여진구. 함께 호흡한 선배 배우들은 그를 향해 “성숙한 배우”라고 평가한다. 물론 그 성숙함에는 노련한 연기도 포함됐지만 나이 대를 뛰어넘는 그 무언가의 ‘성숙함(?)’도 포함돼 있다는 웃지 못할 설명도 더해지고 있다.

거두절미 하고 여진구가 오랜 만에 영화 ‘대립군’으로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다. 아역부터 쌓아온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하듯, 소년 광해로 분한 여진구는 이정재 김무열 등 선배들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자신만의 연기를 뿜어냈다.

서울 팔판동 모처에서 만난 여진구는 “오랜 만에 영화를 봐서 그런지 보는 내내 떨려서 내 연기만 봤다. 너무 긴장 된다”면서 긴장된 소감을 전했지만 ‘광해’로 변신한 그의 눈빛은 기대와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여진구는 영화 ‘대립군’에서 하루아침에 분조를 이끌게 된 소년 광해 역을 맡았다. 그는 “영화 속 군주와 대립군, 그리고 백성이 잘 어우러진 거 같아 만족스럽다”면서 처음으로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극 초반에 광해가 많이 어리숙하고 여리게 나오죠. 저라도 그렇게 했을 거 같았어요. 그래서 실제로도 그렇게 비춰질 수 있도록 노력 했어요. 그래야 후반부에 변한 광해의 모습을 더욱 집중해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연기적 멘탈을 버리면서 자연스레 접근하려 했고, 찌질 하면서도 불쌍해 보이려는 그런 지점들이 잘 표현된 거 같아요.”

배우 여진구가 영화 '대립군'으로 스크린 복귀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아역부터 시작해 이제는 어느 덧 성인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여진구지만 이번 작품에서 만큼은 또 달라진 눈빛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그는 “리허설 할 때부터 감독과 많이 상의했고, 무엇보다 함께 호흡한 이정재 선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립군 수장 토우(이정재)의 눈빛에서 오는 마초적이지만 여린, 이중적 눈빛을 담고자 했다. 광해에게도 그런 면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기존의 광해와는 또 다른 지점을 연기해야 했어요.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했죠. 대중들에게 친숙한 임금이라는 점 역시 고민해야 할 지점이었어요. ‘대립군’ 속 광해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감독님께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광해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새로운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도전하고 싶었고, 다양한 경험이 된 작품인 거 같아요.”

사실 그동안 ‘광해’를 기반으로 한 영화들이 많았던 탓에 여진구에게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완전히 다른 광해’라는 지점에 목표를 두고 연기 변신을 꾀했다.

여진구는 오히려 “광해에 부러운 점, 닮고 싶은 점이 있었다”면서 “자기도 모르게 사람을 아끼는 품성”이라고 말했다. 비운의 왕이 아닌, 소년 광해 그리고 임진왜란을 겪어내는 과정 속에서 뿜어 나온 리더십, 백성들을 아끼는 왕으로서의 군주 등 ‘배우 여진구’가 아닌 ‘사람 여진구’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었다.

배우 여진구가 영화 '대립군'으로 스크린 복귀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저에게 있어 이번 작품은 많은 부분 다른 거 같아요. 가장 큰 점이 연기톤이죠. 나름 긴장하면서 준비한 것이 연기결이었어요. 극중 가장 많이 수면 위로 감정선이 노출되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 의해서 그 변화를 맞이하는 모습 역시 노출되거든요. 그 지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혼자 감정에 북받쳐 오르는 게 아니라 가만히 보더라도 그 북받침이 표현되길 바랐죠. 잔잔한 감정 변화라고 할까요. 아직은 서툴지라도 그렇게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처음으로 접근한 작품이라 개봉을 앞두고 더 많이 긴장되는 듯 해요.”

연기의 변화를 시도할 정도로 여진구는 어느 새 성인 연기자로, 대세 주인공으로 성장해 있었다. 광해가 소년 광해에서 임금 광해로 성장했 듯.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무거운 캐릭터로만 생각하시는 거 같더라구요. 청춘 영화도 좋고 멜로도 좋구요. 아직은 청춘 영화, 로맨스가 아닌 20대가 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연애세포 가득한 21살이거든요. 하하하. 지금 출연 중인 ‘써클’도 연기 스펙트럼 맥락에서 보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작품이에요. 지금처럼 묵묵히 연기를 배우고 도전하고 변화하면서 그렇게 성장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