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자율경영' 삼성 인사...독립경영체제 스타트
삼성전자 이어 물산·SDI·전기 내주 순차적 인사 단행
각사별 결정하고 내용 공유 없어...자율성 확대 '주목'
삼성전자 이어 물산·SDI·전기 내주 순차적 인사 단행
각사별로 결정하고 내용 공유 없어...자율성 확대 '주목'
삼성전자가 11일과 12일 양일간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각 계열사들이 다음주 중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 온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로 계열사별로 인사를 자체적으로 결정해 단행할 전망이어서 독립경영체제 강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전날 완제품에 이어 부품부문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와 삼성물산 등 주력 계열사들이 내주부터 인사를 실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1일 IT모바일(IM)·소비자가전(CE) 부문 등에 이어 12일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주력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인사가 단행된다.
DS부문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호 실적에 평택 반도체 공장 가동 등으로 인사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또 파운드리사업부 승격 등 조직개편이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대규모까지는 아니어도 IM이나 CE부문보다는 승진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도 다른 계열사들의 인사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삼성물산은 오는 16일, 전자 계열사인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내주 초로 각각 예정됐다.
또 삼성SDS 등 나머지 비금융계열사들도 내주 중 임원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들은 5월 말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인사가 났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각 계열사별로 인사가 이뤄지면서 계열사간 인사 관련 정보 공유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삼성전자도 완제품(IM·CE)과 부품(DS) 인사를 별도로 내면서 서로 다른 사업부문의 내용을 잘 몰랐을 정도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는 것도 하루 이틀 전에 알 정도로 관련 내용이 공유되지 않았다”면서 “내주 인사도 계열사별로 날짜가 각각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등 오너 부재로 인한 리스크가 큰 만큼 다른 계열사들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향후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가 강화되면서 계열사별로 인사 시기와 폭을 보다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지난해 말 정기 인사가 미뤄지면서 뒤늦게 이뤄진 데다 그룹 미전실 해체 이후 첫 임원 인사여서 눈치보기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3월 전영현 사장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에서 삼성SDI 대표이사로 옮긴 것처럼 다른 계열사 이동 가능성이 높은 사장단 인사는 다소 제약이 있겠지만 적어도 임원 인사에서는 자율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삼성 계열사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각 사가 모두 처음 맞는 상황이어서 익숙치 않은 분위기인 것은 분명하다”며 “올 연말 정기 인사가 이뤄지면 보다 틀이 잡히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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