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맞이한 구미 '두 얼굴'…연령따라 극명하게 갈려
<현장>'문재인 포비아'에 "단디해라. 문재인 이길 준비 됐나?"
<현장>'문재인 포비아'에 "단디해라. 문재인 이길 준비 됐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자가 사전투표 첫 날인 4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구미를 방문해 보수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일정을 시작해, 구미시 노인종합복지관 방문, 구미역 유세 등을 이어갔다. 안 후보를 맞이한 구미의 얼굴은 극과 극이었다.
이날 정오께 안 후보가 찾기로한 구미시 노인종합복지관에는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급식을 먹기위한 어르신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안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어르신들은 "안철수가 온단다. 빨리 밥 먹고 기다려보자"며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일부 어르신들은 "뭐한다고 밥먹는 시간에 와서 소란스럽게 하느냐"며 못마땅한듯 혀를 찼다.
이윽고 도착한 안 후보를 어르신들은 시큰둥한 반응으로 맞았다. 일부에서 안 후보가 지난 부산 유세 등에서 자신의 고향임을 강조하며 썼던 사투리 "단디하겠습니다!"라는 멘트에 대답하듯 "단디 하소!"라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대체로 팔짱을 끼고 악수를 청하는 안 후보를 지켜봤다.
20여 분 간의 복지관 방문에서 안 후보가 가장 많이 들은 소리는 "문재인을 꼭 이기라"는 소리였다. 한 어르신은 안 후보가 악수를 청해오자 손을 맞잡은 채 "안철수 니 단디해라 단디. 문재인 이길 준비 됐나?"라며 되묻기도 했다.
점심 식사 후 노래 수업을 기다리는 어르신 50여 명이 모여있던 3층 강당에서도 "3번 찍어줄테니까네, 문재인 좀 꼭 이기라" 등의 이른바 '문재인 포비아'에 따른 지지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이때마다 안 후보는 "예.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단디 하겠습니다", "문재인 꼭 이기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삭막한 분위기탓에 안 후보를 기다리던 한 지지자가 "안철수 연호 좀 해주이소! 안철수! 안철수!"라며 바람잡이에 나섰지만 이도 싸늘한 반응에 곧 수그러들었다.
복지관 근처에서 만난 60대 권모 씨는 "안철수요? 사람은 좋아보여요. 그래도 우리가 홍준표 찍어야하지 않겠습니까. 문재인이는 아예 안 되고예"라며 "우리 구미 사람들 분위기는 그래도 홍준표가 제일, 안철수, 문재인 순 아니겠냐"고 했다.
세대따라 갈라진 구미의 두 얼굴
반면 복지관 일정과 오찬 후 이어진 구미역 유세에서는 복지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구미역 주변 시장을 도보로 이동한 안 후보에게 시장과 구미역 주변에 있던 젊은 유권자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였다. 일부 유권자들은 안 후보를 쫓아다니면서 셀카 찍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안 후보가 구미역 앞 광장에 마련된 유세차에 오르기 전까지 50여 명에 불과했던 인파는 안 후보가 유세차에 오르자 삽시간에 2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인파의 대부분은 20, 30대 젊은 유권자들이었다.
안 후보는 "1번과 2번은 과거에 그대로 머물러있자는 것이고 3, 4, 5번은 미래에 대한 선택"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향해서는 "홍 후보는 지금 뇌물수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거기다가 책에서 성폭행모의도 본인이 밝혔다"면서 "홍 후보가 표를 얻으려는 것은 15%를 얻어서 자기가 야당의 기득권을 가지겠따는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안 후보의 연설에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아이돌의 콘서트를 지켜보는 팬의 모습이었다. 이들은 안 후보가 연설을 마치자 미리 준비한 초록색 종이비행기를 안 후보를 향해 날려보내기도 했다.
안 후보의 연설을 지켜보던 인근 대학의 학생이라는 20대 정모 씨는 안 후보를 지지하냐는 물음에 "네. 멋있잖아요. 젊고. 문재인은 안 되니까"라고 답했다.
그러나 홍 후보를 비난하는 안 후보의 연설에 눈살을 찌푸리는 유권자도 있었다. 역 앞 택시승강장에서 이를 지켜본 50대 택시기사 김모 씨는 "와 자꾸 우리 홍 후보 욕하노. 지가 뭔데. XX을 하세요"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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