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 센세이션 일으키나
시범경기서 타율 0.500 맹타 휘둘러
정교한 타격과 과감한 주루로 눈길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앞세운 과감한 주루, 흡사 1990년대 해태 야구의 왕조를 이끌었던 아버지 이종범을 쏙 빼닮았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넥센)가 시범경기 맹타로 벌써부터 프로야구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이정후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소속팀 넥센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 올렸다.
6-8로 뒤진 9회말 무사 1,3루 기회에서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에 귀중한 동점을 안겼다. 비록 넥센이 역전까지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스타 본능을 과시하며 아버지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음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정후의 활약이 이날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이정후는 넥센이 치른 여덟 차례 시범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0.500(22타수 11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비록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이 프로 투수들의 공을 상대로 22번의 타석에서 삼진이 단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 놀랍다. 그만큼 컨텍 능력에 있어서는 선배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주루와 루를 훔치는 빠른 스피드로 야구팬들의 눈까지 호강시키고 있는 이정후다. 벌써부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단 이정후는 원래 포지션이 내야수이지만 프로에서는 외야수로 전향할 가능성이 크다. 고교시절 내야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이정후지만 넥센의 내야에는 서건창-김하성-김민성 등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다.
아직 이정후가 이들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범경기에서 주로 나오고 있는 중견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자리의 주전이 유력했던 임병욱이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전 합류가 어려워져 넥센은 이 자리를 이정후로 채울 전망이다.
물론 시범경기에서의 활약을 정규리그에서도 그대로 이어가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정후가 지금으로서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히트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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