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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트트릭 손흥민’ 조롱한 밀월, 끝판왕 훌리건


입력 2017.03.13 14:49 수정 2017.03.13 14:5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훌리건' 대명사로 악명 높은 밀월 팬들

2009년 웨스트햄과의 맞대결서 결국 유혈사태

2009년 웨스트햄-밀월의 더비 매치는 훌리건의 잔학성이 드러난 경기다. ⓒ 게티이미지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무대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토트넘)을 향해 밀월 원정팬들이 인종 차별 응원을 펼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각) 화이트 하트 레인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FA컵’ 밀월과의 8강 홈경기에서 손흥민의 3골-1도움 활약에 힘입어 6-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손흥민은 이번 시즌 FA컵에서만 6골을 터뜨리며 이 부문 공동 선두로 나섰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의 홈구장인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렸지만 밀월 원정팬들의 극성 응원이 화제를 모았다. 밀월은 런던 동남부를 연고로 하고 있어 토트넘과 제법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있다.

특히 밀월 팬들은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노골적인 인종차별 구호와 노래를 불렀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바로 ‘DVD’다. 인종차별자들에게 타깃이 된 ‘DVD’는 ‘불법 복제 영상을 파는 아시아인’이라는 의미를 담은 비속어다. 과거 아시아인들이 노상에서 불법 복제 DVD를 많이 판다는 것에서 착안한 구호로 대단히 부적절한 비유라 할 수 있다.

현재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경기 직후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구호를 외친 밀월 팬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월의 도를 지나친 응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885년 창단된 밀월은 1부 리그에 머문 기간이 고작 두 시즌(1988~1990)에 불과한데다 주로 2~3부 리그를 전전한 클럽이다. 1부 리그 우승은 당연하고 FA컵이나 리그컵에서도 우승 경험이 없다.

클럽의 역사는 크게 내세울 것 없지만, 밀월이 축구팬들에게 유명한 이유는 바로 극성맞은 ‘훌리건’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고가 바로 2009년 웨스트햄과의 폭동사건이다.

같은 런던 동남부를 연고로 하고 있어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양 팀은 2009년 8월 풋볼 리그컵 2라운드에서 만났다. 팬들간의 충돌을 예상한 런던 경찰은 바짝 긴장을 했고, 영국 왕실마저 우려를 나타낼 정도였다. 결국 밀월 원정팬들의 티켓 구매를 절반으로 줄이고 양 팀 서포터들을 완벽하게 차단시킨 채 경기를 시작했다.

하필이면 경기 내용 역시 극적으로 전개됐다. 원정팀 밀월은 전반 26분 선취골을 터뜨리며 앞서갔지만, 후반 42분 웨스트햄의 동점골이 터졌고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그러자 화가 난 밀월팬 일부가 경기장에 난입, 웨스트햄 선수들을 가격하려 들었다. 이에 웨스트햄 팬들도 함께 난입해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승부는 속개됐고, 연장 전반 8분과 10분 웨스트햄의 연속골이 터졌다. 골이 나올 때마다 관중난입이 있었고 길었던 승부는 웨스트햄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팬들에게 승부는 이미 안중에도 없는 사안이었다. 진짜 승부는 경기가 끝난 뒤 일어났다. 경기장 밖에 충돌하고만 양 측 서포터들은 결국 피를 보고 말았고 입건된 훌리건들은 경기장 출입 금지 및 벌금형 등을 받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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