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인용]'축제의 장' 연상케 한 서울역 대합실
<현장>박수치고 휘파람불고 함성 쏟아내며 서로 격려해
인터뷰 시민 10명 중 8명은 "탄핵 찬성"
10일 오전 10시 56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최종선고를 앞두고 서울역 대합실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50~60대로 보이는 시민들은 TV앞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오전 11시 18분,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의 발언이 15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동안에도 시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여전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11시 21분.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이 권한대행의 발언과 함께 대합실에는 "와~"하는 탄성이 터졌다. 대합실은 곧 '축제의 장'이 됐다. 시민들은 한마음이 된 것처럼 휘파람을 불었고 서로를 격려하듯 주변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오케이! 나이스! 짝짝짝!". 박수와 함성이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나왔고 한쪽에서는 나팔소리도 계속해서 들려왔다. 헌재의 탄핵 선고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한 몸에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잘 되긴 했는데 뭉클하다"
기자가 인터뷰한 10명의 시민들 중 8명은 "탄핵 인용에 찬성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뭉클하고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50대 여성 방 모씨는 "잘 되긴 했는데 마음이 뭉클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정치인 중 제일 못한 거 같다. 최순실 농간에 놀아난 게 너무 안타깝다"라면서도 "그렇지만 파면 결정은 잘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왔다는 50대 남성 강 모씨는 "막상 되고 나니까 섭섭하기도 하고 예전의 탄핵 전 나라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나 많은 비리가 터져 나왔다. 이제 그런 것들을 다 넘어 새로운 나라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탄핵소추안 통과에) 재판관들이 만장일치를 안 하는 게 비정상"이라고 말한 서울 도봉구에서 온 70대 남성 김 모씨는 "잘됐다. 그렇지만 탄핵됐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크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앞으로 새롭게 구성될 정권에 기대하는 바를 밝힌 시민도 있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온 20대 여성 이 모씨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많은 지지를 받고 대통령이 됐는데 통쾌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굉장히 씁쓸하다"며 "여자로서 후대 아이들을 위한 복지, 여성을 위한 복지를 새 정부가 해주길 바란다"는 기대를 보였다.
가족들과 함께 세종시에서 올라왔다는 30대 남성 정 모씨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앞으로 다른 나라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탄핵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었다.
대구에서 올라 왔다는 60대 남성 이 모씨는 "원래 국론을 분열해 가지고는 안되는 긴데, 국회의원들이 잘못했다. 나쁜놈들"이라며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그는 "탄핵은 반대한다. 되어선 안된다"라고 못 박았다.
머리에 태극기마크가 붙은 모자를 쓴 80대 홍 모씨는 "조작이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깜이 안 된다. 재판관들은 모두 빨갱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즉각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라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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