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잠정 영업손실 확대…5000억대 자본 수혈
실사 후 충당금 19.3% 늘려 잡아…추정 순익은 65.1% 급감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5283억 자본확충…RBC비율 52.5%p↑
동양생명의 잠정 영업손실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지난해 적자의 주범이었던 육류담보대출 피해에 대한 현장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결과다.
이에 동양생명은 대주주를 통해 5000억원이 훌쩍 넘는 자본을 수혈받으며 재무건전성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29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3일에 밝혔던 잠정 영업손실 2억원 보다 크게 늘어난 액수다. 당기순이익 역시 기존 344억원에서 120억원으로 65.1% 감소했다.
이처럼 동양생명의 손실 폭이 커진 것은 육류담보대출에 대한 실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육류담보대출은 부동산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 등이 축산물을 담보로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동산담보대출이다. 금융기관은 육류 수입국, 브랜드 등을 심사해 대출해준다.
동양생명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육류담보대출 관련 사기사건의 여파다.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 관련 담보물 창고 검사 중 부분적으로 담보물에 문제를 발견, 손실을 파악했다.
동양생명은 이와 관련해 266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정 반영한 상태였다. 그리고 이번 재고 실사 이후 충당금을 3176억원으로 19.3% 늘려 잡으면서 잠정 영업손실도 불어나게 됐다.
한편, 동양생명은 지난 9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대주주로부터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283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동양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182.0%였던 지급여력(RBC)비율이 234.5%로 52.5%포인트 상승하게 됐다고 전했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또 올해 사업계획을 통해 전년 대비 5.1% 증가한 7조173억원의 수입보험료와 20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목표로 제시했다. 동양생명은 이 같은 실적 달성을 위해 보장성 월납초회보험료를 17.2% 늘리는 등 보장성상품을 중심으로 영업을 벌일 계획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기존에는 전체 육류담보대출을 회수의문으로 설정해 예상 손실을 70%로 가정했었고, 이번에 회계법인의 재고실사를 통해 전체 육류담보대출에 대한 손실금액을 다시 산출했다"며 "최종 재무제표는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육류담보대출 피해에 따른 일회성 요인 반영으로 창사 이래 최대 흑자 달성을 한 해 미루게 됐지만, 보장성 월납초회보험료가 크게 증가하는 등 영업기반은 더욱 단단해졌다"며 "유상증자에 따른 견실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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