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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기고 있는 새누리 9룡, 승천할까


입력 2017.02.12 07:00 수정 2017.02.12 10:53        한장희 기자

한달새 '불임정당'서 '다산정당'…97년 '9룡' 재연

지지율 1~0%대…당 개혁 없인 ‘그들만의 리그’ 우려

새누리당 대권주자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이인제 전 최고위원, 원유철 의원, 안상수 의원, 김문수 비대위원, 정우택 원내대표, 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자료사진) ⓒ데일리안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불임정당’이라는 불명예 딱지가 붙어 있던 새누리당이 대선주자 '다산(多産) 정당'이 될 전망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를 계기로 새누리당 대권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고, 출마 결심을 굳힌 주자들도 있다.

10일 새누리당 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주자로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원유철 의원이 눈에 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15일, 원 의원은 지난 6일에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인천광역시장을 역임했던 안상수 의원도 지난 6일 출판기념회를 통해 사실상 대선도전 의지를 표명했고, 김문수 비대위원은 당명이 개정되는 대로 출마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정우택 원내대표와 조경태 의원도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태다. 새누리당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기현 울산광역시장이 대선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이 9명의 대선주자를 배출하는 것은 20년만이다. 1997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9룡(이회창·김덕룡·박찬종·이수성·이인제·이한동·이홍구·최병렬·최형우)이 경쟁을 벌였던 구도와 흡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당시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노동단체가 반발했고,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비리 혐의로 구속됐으며, 북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망명하면서 남북관계도 긴장감이 돌았던 때로 주변 환경도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새누리당 대권주자들의 출마 러시는 그동안 ‘최순실 국정 농단’ 여파로 당이 위기에 내몰렸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선 경쟁에서 존재감을 최대한 드러내겠다는 의중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것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가장 빨리 출마선언을 한 이 전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1%를 보였고, 나머지 대권주자들은 조사대상에조차 들지 못한 상태다.

새누리당이 분당 사태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대선 주자군을 보유한 데는 최근 보수 결집 분위기에서 시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심판과 특검 수사가 진행하면서 '촛불집회'의 동력이 다소 줄어든 반면, 이에 대한 반발로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태극기집회' 규모는 커지고 있다. 그간 숨죽이고 있는 보수층이 목소리를 내고 거리에 나오는 것이다.

또 보수 결집의 중심축이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바른정당의 유 의원과 남 지사의 경우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어 낮은 지지율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새누리당 대권주자들에게 힘을 실었다.

하지만 본선의 당선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새누리당이 '보수적통'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민 정서에 맞게끔 변화해야 한다. 국민 대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인적 청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도로 친박당’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아무리 대권주자가 많아도 ‘그들만의 리그’로 끝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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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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