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짝수해에 다시 실패한 1조클럽
2년 연속 매출 1조 달성 실패 유력...수익성 개선에 위안
특허 등 기술 경쟁력 강점에도 경쟁심화로 어려움 증가
발광다이오드(LED) 전문 기업인 서울반도체가 짝수 해에 ‘1조 클럽’ 가입에 다시 실패할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 2013년 창사 이래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후 홀수해 달성, 짝수해 실패 징크스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수익성 개선은 위안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내달 2일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서울반도체의 지난해 연간 매출 추정치는 9691억원으로 1조원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7123억원에 그치면서 이러한 예상이 나왔던 터다. 서울반도체는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 2015년 3분기(매출 2763억원)를 제외하면 그동안 매 분기 평균 2500억원 안팎의 매출을 달성해 왔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2013년 매출 1조321억원(영업이익 965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초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당시 교류구동을 내세운 아크리치2 등 차별화된 LED 모듈 제품이 늘어난 데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해진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4년에는 9393억원으로 달성에 실패했다. 중국 등 경쟁국 후발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LED 생산량을 늘리면서 경쟁심화로 인해 매출뿐만 아니라 수익성(영업이익 26억원)도 동반 악화됐다.
2015년에 원가절감과 해외시장 공략 확대로 매출을 1조112억원으로 끌어 올리며 다시 1조 클럽에 재가입한 바 있다.
이로써 홀수해에는 1조클럽 가입에 성공하고 짝수해엔 실패하는 공식같은 징크스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수익성 개선은 위안거리다. 이미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70억원이어서 지난 2015년(456억원) 수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돼 영업이익와 영업이익률 모두 전년도에 비해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 LED 산업이 최근 2~3년간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구조조정기를 거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얻은 성과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이뤄져 온 비용절감에 따른 불황형 이익 형태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제 관심은 홀수해인 올해 서울반도체가 1조클럽 재가입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에 맞춰질 전망이다.
서울반도체가 25년 이상 오직 LED라는 한우물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차별화된 독자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어 제품 및 기술 경쟁력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패키지 없는 LED ‘와이캅’을 비롯, 교류 및 직류 구동 LED '아크리치', 기존 LED보다 10배 밝은 '엔폴라' 등은 이러한 경쟁력의 결과물들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LED는 최근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올해도 쉽지 않은 환경이 예고되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이노텍도 매출액 1627억원으로 전 분기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와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문별로 영업이익을 따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IT기기용 백라이트유닛(BLU)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조명 매출이 감소한 점을 미루어볼 때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구조조정이 진행돼 왔지만 LED 업황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도 쉽지 않은 안 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