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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김정은? 트럼프 상대로 ICBM 위협하며 '기싸움'


입력 2017.01.09 15:07 수정 2017.01.09 15:57        하윤아 기자

대북전문가 "미국 관심 이끌어 향후 국면에서 주도권 쥐려는 수순"

국제사회 제재 압박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으로 '체제 결속' 활용

2016년 1월 7일 노동신문에 게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 사진. 노동신문 캡처.

대북전문가 "미국 관심 이끌어 향후 국면에서 주도권 쥐려는 수순"
국제사회 제재 압박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으로 '체제 결속' 활용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핵개발의 정당성을 피력하는 한편,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최고수뇌부가 결심하면 미국 본토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임의의 시각과 장소에서 발사할 것'이라며 위협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오는 20일 미국 신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대북정책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ICBM을 내세워 향후 국면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한 일종의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핵위협을 강화하고 있는 데 대해 '군사적 긴장을 강화해 향후 국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정권교체기마다 북한은 직·간접적인 도발로 차기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정영태 동양대 군사연구소 소장은 9일 데일리안에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 즉 대화에도 응하지 않고 북한을 무시해버리는 전략을 극복하겠다는 차원에서 미국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조치"라며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제시해 차기 트럼프 정부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소위 한반도에서 실질적인 주도권을 쟁취하려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권 유지 차원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외부로부터의 압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내적으로 결속을 다지고, 북한 주민들에게 군사강국을 이끌어나가는 영도자로서의 김정은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정 소장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핵강국으로 이끌고 있는 통치자, 미국과 담판을 벌여 실질적 대화를 이끌어내는 김정은의 영도력을 강조해 체제를 공고화 시키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8일 관영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 개발은 미국의 날로 악랄해지는 핵전쟁위협에 대처한 자위적 국방력 강화의 일환"이라며 "우리를 대륙간탄도로케트 개발에로 떠민 장본인은 바로 장장 수십년간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말살하기 위한 시대착오적인 적대시정책에 악랄하게 매달려온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전대미문의 제재압박 속에서 그 누구의 도움이 없이 자강력에 의거하여 상식을 벗어난 속도로 핵무기 고도화를 진척시켜 수소탄을 개발하고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까지 보유하였다"며 "대륙간탄도로케트는 우리의 최고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라고 과시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핵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우리의 문전 앞에서 연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 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하시였다"며 "누구든 우리와 상대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우리를 똑바로 알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져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 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무리 단계"라며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대내외에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북한은 미국 일부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 왔다고 말했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핵위협을 점차 강화하는 배경에 대해 "미국에 대한 압박 차원"이라고 평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발사를 계속 하고 도발을 하겠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함으로써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고, 향후 발사를 했을 때 책임까지도 전가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에 미뤄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ICBM 기술 확보를 빌미로 핵 위협을 강화하면서 지속적인 대미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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