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 아파트엔 국산 철근이? 중국산 철근이?
21일 ‘원산지 표기 의무’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통과여부 주목
건설업계 "원가상승 우려" 반대 vs 철강업계 "부적합 철강재 사용 제동"
21일 원산지 표기 의무’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통과여부 주목
건설업계 "원가상승 우려" 반대 vs 철강업계 "부적합 철강재 제동" 찬성
내가 살게 될 아파트에 어떤 철근이 들어가는지 알 수 있게 될까. 철강재 원산지 표기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찬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월 발의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이 21일 열리는 국토교통위원회 산하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국토소위)의 심사결과에 업계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와 철강업계가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면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 법안은 건설현장과 건설 완료시 사용된 주요 건설자재·부재의 원산지를 공개된 장소에 게시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국토소위에서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될 경우 22일 전체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유력해진다.
이후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무회의에서 의결 공포가 되며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법안이 시행된다.
하지만 법안통과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명의 국토소위 심사위원들 중 2~3명이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소위 심사는 10명의 만장일치가 없으면 계류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19대 국회서도 건설업계, 국토교통부의 반대에 부딪쳐 입법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건설업계는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유는 원가 상승 우려 때문이다. 중국산 대비 최대 톤당 7만원 비싼 국산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원가가 높아져 소비자에게도 손해로 돌아온다는 주장이다.
수입 철근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재가 국산 대비 품질이 뛰어난 경우가 있는데도 이미지 때문에 국산 사용이 강요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이 법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 법안을 통해 부적합 수입산 철강재 사용에 따른 안전사고를 사전 방지하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지난 9월 품질 결함이 드러나 KS인증이 취소된 중국 타이강강철이 철근 KS인증을 받은 다른 업체를 인수하면서 인증을 함께 넘겨받은 것이 논란이 됐다. 이후 업계와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해당 업체의 철근 4000~5000톤이 국내로 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타이강강철은 지난해 10월 내진성능에서 중요한 연신율 기준치를 미달해 KS인증 취소를 당한 바 있다.
철강업계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대형업체 뿐만 아니라 대한제강, 한국철강 등 중견업체들도 법안 통과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베트남산 철근, H형강을 들여오는 포스코 역시 법안 통과를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 철근, H형강 제품이 베트남산으로 표기 된다해도 기존 국산 제품 이상으로 품질에 자신이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이를 이해시키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현장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인한 단가 후려치기가 저가 중국산 철강재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건설 안전에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국산 철강재만을 사용하는 몇몇 대형 건설사의 경우 드러내지 않을 뿐, 이번 법안에 내심 찬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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