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이르쿠츠크 주민 20여 명이 메틸 알코올이 함유된 피부 보습용 로션을 보드카 대신 마시고 사망했다. 이들은 비싼 보드카 대신 알코올이 함유된 화장품 등을 물에 타서 마시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르쿠츠크 검찰은 19일(현지시간) 현재까지 가짜 술을 마시고 숨진 주민이 26명으로 파악됐다며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르쿠츠크 노보레니노 구역 주민들이 지난 17일부터 이틀 동안 단체로 중독 증세를 보여 사망했다.
일부 환자들은 응급차로 병원에 실려 오는 과정에서 숨지거나 병원 도착 후 곧바로 사망했고, 다른 주민들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30대 중반 남녀 주민들로 알려졌다.
당국의 확인 결과 이들은 현지 상점들에서 피부 보습용이나 사우나용으로 판매되는 로션 제품 '보야리쉬닉'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제품에는 메틸 알코올과 냉동 방지제 등이 함유된 것으로 성분 분석 결과 확인됐다.
현지 주민들은 그동안 비싼 보드카 대신 값이 싼 알코올 함유 화장품이나 향수 제품 등을 물에 타 보드카 대용으로 마셔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관련 제품을 판매한 판매상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선 보드카를 살 형편이 못 되는 빈곤 계층 주민들이 값싼 공업용 알코올이나 가짜 보드카 등을 마시고 실명하거나 사망하는 사건들이 종종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