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전 1등 DNA' 모바일로 이식
연말까지 MC사업부 강도 높은 효율화 작업
LG전자가 1년만에 3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1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전 사업 부문 실적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1일 이사회를 열고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조성진 사장을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시켰고,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부문 조준호 사업 본부장은 유임했다.
◆“한 번 더” 조준호 체제 그대로
LG전자는 올해 가전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문에서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MC사업부는 전략폰 ‘G5' 실패로 6분기 연속 적자에 빠지며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MC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조준호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조준호 본부장은 자리를 지켰다. 이는 LG전자가 최근 대대적인 MC부문 조직개편을 시행한 만큼, 안정될 때까지 조준호 사장에게 맡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준호 사장이 MC 사업 본부장에 취임한지 1년밖에 되지 않은 것도 성과를 따지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앞서 LG전자는 MC부문이 누적 영업적자 1조원을 넘어서자 위기 타개책으로 지난 7월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하는 1300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했으며, 사업본부의 주요 책임자를 교체하고 제품력 강화를 위해 본부장 직속의 PMO 직책을 신설한 바 있다. 투자액은 꾸준히 감소, 같은 기간 1109억원을 기록했다. 타사보다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LG전자는 올해 연말까지 강도 높은 효율화 작업을 통해, MC사업부의 인원을 30% 이상 줄일 계획이다.
◆“'G6', 본연 경쟁력에 집중”
한번 더 설욕의 기회를 얻은 조준호 사장과 새 사령탑에 앉은 조성진 부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삼성은 물론 무섭게 치고 올라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혁신적인 시도로 초반 이슈몰이를 했던 ‘G5'는 흥행에 실패하고 ’V20‘ 판매량은 계속 주시하는 상황이다. 내년에 출시될 프리미엄 단말 ’G6'에 LG전자 모바일 사업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서는 LG 전자가 운신의 폭이 좁은 만큼 G6의 품질, 가성비 등 기본적인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LG전자는 마케팅보다 품질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MC부문 조직개편을 통해 단말 고정비가 줄어들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성비나 디자인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전의 장인’으로 불리는 조성진 부회장의 리더쉽은 모바일 부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가전 부문에서의 탁월한 조성진 부회장의 전략의 모바일 사업에 접목되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품질과 IT 기술 기반에 입각해 사업 전략을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MC사업본부는 조직 개편과 이번 인사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 지위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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