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과를 주주들에게'...주주친화정책 강화 삼성전자
배당 규모 지속적 증가...분기별 배당·주가 안정성 확대
주주가치 극대화로 글로벌 기업 이미지 구축
삼성전자가 올해 배당 규모를 4조원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분기별 배당을 시행하면서 주주가치 극대화에 나선다. 이러한 주주친화 정책은 올해 갤럭시노트7 단종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글로벌 기업 이미지 구축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9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방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총 배당 규모를 4조원으로 늘린 것이다. 이는 지난해(3조1000억원)에 비해 약 30% 늘린 것으로 이에 따라 주당 배당금도 2만8500원 수준으로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사업 및 매출 규모에 비해 배당 규모가 적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것을 한 번에 만회하는 것으로 현재 10%대인 배당금 비율도 20%대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또 올해와 내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지난해 30~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던 것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는 30%였다.
국내 기업들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분기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도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적 차원이다. 이러한 주주친화정책을 통해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과의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잉여현금의 50%를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내년에도 잘 구축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높은 현금창출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주주 배당은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분기별 배당으로 주주들의 주식 보유기간이 증가하면서 주가의 안정성도 향상될 전망이다.
이로인해 삼성전자는 내년 사업적 성과에 주주친화정책 강화가 더해지면서 주가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배당 규모는 최대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무조건적인 배당 확대가 아니라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등 투자도 병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업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 오히려 향후 주식 가치 제고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러한 삼성전자의 주주친화 정책 강화는 시기적으로만 보면 엘리엇의 주주제안으로 요구한 내용에 대한 답변 성격이 됐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달 초 주주자격으로 삼성전자 이사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삼성전자 분할(지주회사 체제 전환), 분할회사 미국 나스닥 상장, 30조원 특별배당 실시, 독립적인 사외이사 확대 등 4가지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4가지 중 실질적으로 수용한 것이 없고 구성만 비슷할 뿐 구체적인 내용도 크게 달라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도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이 날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은 그동안 중장기적으로 검토해 온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엘리엇의 주주제안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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