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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100만 촛불 민심' 계속 살릴 수 있나?


입력 2016.11.22 16:50 수정 2016.11.23 08:22        전형민 기자

'탄핵'도 '총리추천'도 복병 숨어 있어 진퇴양난

청와대 태도돌변에 촛불정국 주도권마저 흔들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공조에 나섰지만 만시지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4차 민중총궐기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촛불행진 모습.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청와대 태도돌변에 촛불정국 주도권 흔들…유일한 해결책은 '민심'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공조에 나섰지만 만시지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상 초유의 100만 명이 모이는 '촛불집회'를 치렀음에도 추력을 받기보다는 야권 스스로 자중지란에 빠지며 주도권까지 청와대로 헌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민심에 납작 엎드리는 모양새를 취하던 청와대는 최근 지지부진한 야당의 모습에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당초 박근혜 대통령은 사건이 불거질 당시 국회를 찾아 '국회 추천 총리'를 요청했지만, 21일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및 퇴진을 전제로 하는 국회 추천 책임 총리는 수용이 불가능하다며 입장에 변화를 보였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에서 이야기하는 총리가 박 대통령의 제안과 다르다"며 "상황이 변했다. 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는 야권이 대통령의 퇴진을 전제로하는 단계적 절차로 총리를 추천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청와대는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로 야권이 대통령 탄핵 발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어차피 탄핵으로 간다면 박 대통령으로서도 책임 총리를 통해 국면을 수습하는 결정을 내릴 이유가 없다는 분석을 하고 '차라리 탄핵을 하라'는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

반면 청와대의 태도변화에 야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수무책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권은 탄핵을 할 수도 없다.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는 가능해 보이지만 헌법재판소의 '인용' 판결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은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의 '인용' 판결이 나와야하는데, 곧 임기를 마치는 2인을 제외한 7인 중 야당의 추천을 받은 재판관 1명을 제외하곤 '인용'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주장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야3당 의원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위한 긴급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탄핵', '총리 교체', '예산정국', '특검'…뭐하나 순탄치 않다

설사 탄핵안이 헌재를 통과해 실제로 탄핵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첩첩산중이다.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할 황교안 국무총리 때문이다. 야권은 지난 해 황 총리의 임명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탄핵 후 황 총리의 권한대행은 사실상 박근혜 정권의 연장이라고 보고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은 계속 '선 총리 교체, 후 탄핵'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오는 26일 집회에서) 대통령 퇴진에 세를 결집해야 한다"며 "그 전에 총리 논쟁을 벌여선 안된다"는 논리를 내세워 국회 추천 총리 인선은 계속 보류돼왔다. 그 와중에 청와대는 '이제 상황이 변했다'며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더라도 임명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국회 선진화법에 의해 12월2일까지 다음해 예산안이 처리돼야하는 점도 문제다. 정국이 '최순실 게이트'에 올인(All-in)했던 '최순실 정국'에서 '예산 정국'으로 전환돼 흐지부지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약 열흘 정도 정기국회에서 예산을 처리할 시간이 남았다. 예결특위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나, 조금 더 박차를 가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특별검사제도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립 특검' 논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 조사를 거부하면서 '중립적 특검'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야당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의 특검에 대통령이 중립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한다면 국회로서는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지울 수는 있어도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마땋찮다.

결국 야권에겐 '탄핵'도 '국회 추천 총리'도 어느 것이 해법이라고 장담 못하는 상황이 됐다. 정국의 주도권조차 청와대로 넘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과 2주전 사상 초유의 '100만 촛불'을 모으며 당장이라도 탄핵을 이뤄낼 것과 같던 모습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다만 야권은 아직 '끓고 있는 국민정서'를 무기삼아 탄핵에 본격 돌입하는 것을 타개책으로 보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22일 탄핵추진검토기구를 설치하고 '탄핵'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당 김관영 의원이 주최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위한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면서 '탄핵'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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