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내년에도 장밋빛?…차강판·철근 협상이 변수
국내 철강업계가 원료가격 상승과 중국 내수가격 상승을 근거로 내년에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사와 석탄 공급사 간의 4분기 원료탄 공급가격 협상은 톤당 200달러에 체결됐다. 이는 3분기 체결가격인 92.5달러 보다 116% 인상된 것이다. 또 최근 중국 원료탄 수입가격은 톤당 246달러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수 철강재 가격도 인상 폭이 확대되고 있다. 국경절 연휴 이후 중국 내수 가격은 10대 주요 철강제품 중 100위안 이상 오른 품목이 7개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이 설비감축과 철강업체들 간의 인수합병을 통해 3년 내 1억톤을 감산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지난달 바오산철강과 우한강철 합병을 승인한 것이 기름을 부었다. 공급과잉 해소가 기대되자 중국 내 철강사들이 대거 가격 인상에 나선 것.
다만 자동차, 건설 등 전방산업과 가격 협상이 지연되고 있어 원가 인상분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을지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실제 올 4분기는 철강 평균판매가격과 조강원가의 마진이 오히려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철강업체가 계약가격으로 출하를 진행하고 있어 원료탄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모두 반영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수익성 확보를 위해 올 하반기 차강판 공급가격과 4분기 철근 기준가격의 인상이 시급한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자동차강판, 철근 등의 공급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이를 공급 받는 자동차업계와 건설사는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차강판 협상에서 철강업계는 지속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맞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부진, 파업 악재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양 업계는 지난해 11월 차강판 가격을 톤당 8만원 인하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동결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 요인이 명확함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파업 장기화로 차 생산대수 감소에 따른 수익 저하가 발생해 인상 조정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19차례 부분파업 영향으로 차질을 빚은 생산 규모는 10만1400여대, 손실 금액은 2조2300여억원에 달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차업계가 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협상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기아차와 현대제철이 납품단가 협상을 마친 후 가격 조정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가격 현실화 가능성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철근 기준가격의 경우 현대제철 등 제강사와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는 지난달 27일 4분기 가격협상 상견례를 가졌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제강사 측이 톤당 2만원 이상의 인상 입장을 유지한 반면 건자회는 동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진작에 타결됐어야 할 가격 협상이 늦어진 배경으로 건자회 집행부 중역의 휴가 문제가 언급되기도 했다. 집행부 중역이 지난 24일에서야 복귀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 기준가격으로 결제해야 할 대금 마감 시한도 지킬 수 없게 됐다. 통상 제강사와 건설사의 대금 마감은 매달 25∼26일 사이에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 기준가격 협상이 이달을 넘길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내년 1분기 협상까지 파행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 1분기 이후 확립한 협의체의 가격 결정기준이 계속해서 지켜지지 않아 신뢰성에도 타격을 받게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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