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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연기론에 '조용한 기대'


입력 2016.10.17 11:50 수정 2016.10.17 11:50        이충재 기자

보험사 "환영할 일이지만 결국 맞아야할 상황"

최근 국내 보험업계에 적용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의 도입 유예기간 연장론이 거론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나중에 매 맞는다고 좋을 일인가요?"

최근 국내 보험업계에 적용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의 도입 유예기간 연장론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보험사 한 임원은 이같이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3일 국정감사 답변에서 도입 유예기간 연장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데 따른 여파다.

앞서 한국회계기준원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 IFRS4 2단계 도입 시기를 최종 기준서 확정 후 5년으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진 원장은 이 같은 방향에 대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보험 업계에서는 그동안 '연기는 없다'던 금융당국의 입장이 다소 유연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우리나라만 단독으로 적용을 유예하거나 제외하기는 어려운 상황(진웅섭)"이라는 이유에서 연기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다.

보험업계에선 유예기간 연기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유예기간 연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사전적으로 대응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최종 기준서는 2017년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회계기준원의 요청이 수용되면 도입 시기는 당초 2020년에서 2023년으로 미뤄진다.

고금리 상품 많이 판 보험사 '허리휜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 부담에 신음하고 있다. IFRS4 2단계는 보험회사의 부채(보험금) 평가 방식을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무엇보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보험을 많이 판 보험사들은 최근 금리가 떨어지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떠안고 있다. 역마진이 발생한 만큼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까지 IFRS4 2단계를 적용할 경우 생명보험업계의 가용자본은 44조원, 손해보험업계는 2조원 감소한다.

이 경우 생명보험업계의 평균 RBC는 311%에서 83%로, 손해보험업계는 243%에서 182%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법은 보험회사가 RBC를 10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수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부담을 이유로 IFRS4 2단계 시행 연기를 요구해왔다. 국내 보험사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냐는 하소연이다.

이와 관련 보험연구원은 최근 IFRS4 2단계 도입 유예기간 연장이 이뤄지면 보험사의 부담이 완화되는 등 "시의 적절한 조처"라고 평가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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