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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부품도 관계없다'...삼성 부품 계열사 '나 떨고 있니?'


입력 2016.09.20 14:56 수정 2016.09.20 14:58        이홍석 기자

갤노트7 배터리 교체로 중국 등 부품 해외 아웃소싱 확대 주목

삼성SDI·삼성전기 실적 악영양 장기화 우려에 '전전긍긍'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교체가 삼성의 부품 아웃소싱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부품 계열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베트남 북부지역 타이응웬성 삼성전자 베트남생산법인(SEV)의 휴대전화공장에서 작업 중인 현지 종업원들의 모습.ⓒ연합뉴스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를 맞은 삼성전자가 관련 부품들에 대해 해외업체들로 아웃소싱을 확대할지 여부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리콜 사태를 불러온 배터리를 중국산 제품으로 교체하면서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삼성전자 납품의존도가 높은 계열사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9일 갤럭시노트7에 대한 신제품 교환을 시작했다. 새로 교체되는 갤럭시노트7에는 중국 ATL이 제조한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에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주력 부품 공급사인 삼성SDI는 이번 배터리 교체로 단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결함 원인을 파악하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해결 시기 뿐만 아니라 해결 이후 재탑재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가 당분간 중국 ATL을 단일 배터리 공급업체로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갤럭시S8 등 차기 제품에서 비중 축소로 이어질 경우,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도 올해 하반기 실적에 어느 정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인쇄회로기판(PCB),카메라모듈, 충전모듈, 통신모듈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두 업체는 향후 점진적 공급 비중 축소로 실적 악화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번 배터리 교체로 중국산 부품의 안정성이 입증될 경우, 그동안 누려 온 품질 경쟁력 우위가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가격과 품질 경쟁력만 입증된다면 외부 업체나 해외 업체 부품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보다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도 부품 계열사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TV의 경우, 이미 대만 치메이, AUO, 중국 BOE 등 중화권 업체 패널 비중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비중이 약 40%로, 이밖의 패널은 대부분 이들 중화권 업체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이어 11세대 패널 제조에서도 중국 TCL그룹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등 향후 중국 패널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다음달부터 등기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방침이 잘할 수 있는 핵심분야에 전력하는 '선택과 집중'인 만큼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배터리에서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다면 삼성SDI가 발생시킨 문제를 중국 업체가 해결하는 모양새가 된다"며 "향후 배터리 공급 비중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력 부품 계열사로 삼성SDI에서 전지부문의 비중을 감안하면 큰 폭의 공급 비중 축소와 같은 급진적 변화는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케미칼 부문을 롯데케미칼로 매각한 뒤 전지부문과 정보전자소재부문 등 단 2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아직 중대형전지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전 세계 1위의 소형전지부문 마저 약화된다면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은 문제가 발생한 부품과 장비 등 협력사 제품의 비중을 줄이는 경향이 있어왔다"면서도 "하지만 삼성SDI는 그룹의 대표 부품 계열사인 만큼 이러한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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