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주는게 아니라 못 주는거'라는 보험사
보험사 "고객에 연락 닿지 않아 돌려줄 수 없어"
고객이 '안 찾아간' 보험금이 7500억원을 넘긴 가운데,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들은 가입자가 사망했거나 잦은 주소 이전 등으로 연락이 닿지 않은 경우 보험금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관련 금융사이트 게시판이나 관련 기사 댓글에는 "보험납입금은 꼬박꼬박 받으면서 보험금은 안주는 것 아니냐", "연락이 안 된다는 게 변명이 된다고 보는가"라는 등 성난 반응이 대부분이다. 일부에선 '보험사기' 보다 '보험사 사기'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돈 받아갈 때는 '꼬박꼬박' 돈 줄 때는 나몰라라?"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말 금융권의 휴면 금융재산 잔액이 총 1조3680억원으로 이 가운데 휴면보험금(7540억원)이 절반을 넘는다.
다른 금융재산 보다 휴면보험금 규모가 큰 것은 예금이나 주식에 비해 보험이 계약기간이 길어 고객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계약기간 중 고객이 이사를 가거나 연락처를 바꾸는 등 연락이 닿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계약자가 보험에 가입을 하고 가입 사실을 배우자나 자녀에게 알리지 않아 계약자 사망 후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 같은 보험사의 해명은 스스로 고객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시인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연체이자율 적용돼 보험사도 부담"
휴면보험금은 보험에 가입했다가 보험료의 납입 중단으로 해지됐거나 만기 후에도 오랫동안 찾아가지 않은 보험계약의 환급금을 말한다. 보험사에서는 이를 보관하고 있다가 고객과 연락이 되면 돌려준다. 보험사가 고객의 보험금을 돌려줄 '의무'는 없다.
보험사들은 그렇다고 고의로 고객들의 보험금을 찾아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휴면보험금을 가지고 있으면 연체이자율이 적용돼 보험사 입장에서도 부담"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휴면보험금에 연체이자율이 적용되는 것을 알고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고객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휴면보험금은 사고 보상에 대한 보험금이라기 보단 만기나 납입중단 보험이 대부분"이라며 "휴면보험금이 보험사의 이익에 잡히는 부분도 아니기 때문에 '안준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하반기에 금융업권별 협회를 중심으로 '휴면금융재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위한 TF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오는 12월부터 자신 명의의 모든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하고 해지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를 준비 중이다.
시민들이 자신의 금융정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지만, 여전히 돈을 '찾아주기' 보다는 본인이 '찾아가야 하는'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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