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의장 사퇴!" 뻑하면 "중립 훼손" 그랬던 더민주가...
현 야당 전신, 과거 여당 출신 의장 개회사·직권상정 반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때 "의장, 중립적 위치서 국회 운영해야"
현 야당 전신, 과거 여당 출신 의장 개회사·직권상정 반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때 "의장, 중립적 위치서 국회 운영해야"
사상 첫 야당 출신 국회의장의 ‘개회사 파문’으로 국회의 모든 일정이 마비됐다가 가까스로 정상화 된 가운데, 현 야당의 전신이 과거 국회의장을 향한 정치적 편향성 지적을 한 사례가 주목된다. 그동안 국회의장직은 관례상 여당이 맡아와 새누리당과 야당의 공수가 바뀐 상태다.
야당이 국회의장의 편향성을 지적하고 나선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90년 2월 20일, 여소야대였던 13대 국회가 한순간에 여대야소로 바뀐 후 처음 열린 임시국회 당시다. 당시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 출신 김재순 국회의장이 개회사를 통해 3당 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하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시 총재를 맡고 있던 평화민주당은 여소야대 민의를 인위적으로 뒤집었다며 반발성 집단 퇴장을 강행했다. 김재순 의장은 개회사에서 3당 합당에 대해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준다”고 했고, 평민당 의원들은 “뭐가 국민의 뜻이냐” “개회사 다시 써”라고 항의했다.
평민당은 퇴장 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김 의장을 향해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유인학 의원은 “외국에서는 의장이 되면 당직까지 내놓는 등 엄정 중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김 의장은 마땅히 지켜야 할 중립성은 저버린 채 민자당의 열성 당원 같은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음 날 열린 본회의에서 홍영기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에서 “김 의장은 언제는 4당 체제가 ‘황금분할’이라고 해놓고 이제와선 3당 통합이 정국을 안정시킨다고 한 입에 두말을 하고 있다”며 “국회의장은 엄정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국회법도 위반했다”고 비토했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08년에도 야당이 한나라당 출신 김형오 국회의장을 향해 중립성을 지적했다. 특히 당시 제1야당 민주당의 대표였던 정세균 현 국회의장이 비판에 앞장섰다. 당시 야당이 문제를 삼은 부분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8월 18일 정오까지 여야 간 원구성 협상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과 국회상임위 의원정수 규칙 개정안을 직권상정을 예고한 것이다.
당시 정세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중립적 위치에서 국회를 운영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로 여야 합의에 의해 국회의장에 당선되면 당적을 이탈하도록 법으로 만들었다”며 “그런데 국회의장이 하는 것을 보면 이런 국회법 취지와는 전혀 다른, 마치 한나라당 국회의장처럼 처신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회의장은 국회위상을 생각해서도 제발 체통을 지켜달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다.
2010년 12월 8일에는 여당인 한나라당이 야당 의원들을 배제하고 2011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 동의안 및 친수구역활용특별법 등 쟁점법안 10건을 단독 처리하자 민주당 등 야 3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야당은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박희태 국회의장이 여야 몸싸움을 막기 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고,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하는 등 강행 처리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이유를 근거로 들며 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에서 “국회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국회의 권위와 권능을 지키고, 국회의원의 민주적 심의권을 보장하며, 여야 간의 원만한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 내야할 책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박 의장은 국회법(제20조의 2)에 명시된 국회의장의 당적보유금지 규정을 망각한 채 여당인 한나라당의 편에 서서 정치적 중립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현 정부에서도 야당은 여당 출신 국회의장을 향해 비판을 서슴치 않았다. 2014년 9월 16일 당시 정의화 국회의장은 정기국회 의사 일정과 관련한 여야의 파행이 지속되자 정기국회 전체 의사일정을 직권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17일 “일방적인 정기국회 의사일정 결정은 야당을 무시하고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것으로, 국회의장이 사과하고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대해 다시 재합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국회의장이 대통령의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의사일정을 직권결정한 것은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힐난한 바 있다.
한편, 현 야당은 새누리당이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를 문제 삼아 의사일정 거부에 나선 데 대해 비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가 강성 야당일 때도 이렇게 안했는데 뭐하는 짓이냐”며 “깽판을 놓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국회가 국민을 대표한다면 의장이 국민의 소리를 밝히는 게 무엇이 잘못인가”라며 “우리가 그 짓 하다 야당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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