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전당대회에 노란물결, 세월호 유족들 질타
<전당대회>노란 옷과 피켓, 노란 우산 들고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 도와달라"
각 후보 지지자들 피켓 들고 구호 외치며 지지 호소
후보자들 대의원들 손 잡고 "좀 도와주이소" 애교
"세월호 유족들 다 죽으라는 말이냐. 여소야대 만들어줬는데 제1야당이 제발 잘 좀 하라."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린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입구는 노란 물결로 가득찼다. 각 후보를 홍보하는 운동원들에 앞서 노란 피켓과 노란 우산을 든 세월호 유가족들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힘을 보여주십시오!', '여소야대 만들어줬는데 왜이리 무능하죠?'라는 항의성 피켓을 흔들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입구로 들어서는 이종걸 후보 등 현역 의원들을 향해 "왜 우리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느냐"며 "세월호 유족들 다 죽일 셈이냐. 제발 똑바로 일좀 잘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후보는 "제가 더 잘 하겠다"며 악수를 청했다. 아울러 전대에 참석키 위해 속속 입장하는 당원들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노란 리본을 나눠주며 "세월호특조위 기간 연장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운동원들은 각 후보의 구호가 적힌 옷을 입고 피켓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같은 부문에 출마한 후보의 운동원들은 서로를 의식하는 듯 마주 보고 서서 목소리를 높이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그 사이로 대의원들이 지나가자, 저마다 생수와 커피 등을 건네며 "꼭 한번 도와달라"고 호소했고, 후보의 공약과 약력이 적힌 명함을 지지자들 손에 쥐여주는 등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쟁이 뜨거운 당 대표 후보들은 '수권정당 당대표 김상곤', '강한 더민주! 굳건한 연대! 확실한 정권교체! 필리버스터 리더십 이종걸', '대선승리, 정권교체, 필승대표 추미애' 등의 플래카드를 걸고 응원전을 펼쳤다. 원외 인사로서 신서함을 강조해왔던 김 후보의 운동원들은 두 팔을 흔들며 "계파 없어 김상곤!"을 외치는 등 두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후보들의 패션도 눈길을 끌었다. 당내 주류 세력인 친문계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추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색이자 세월호 추모색이기도 한 노란색 재킷을 입었고, 이 후보와 김 후보는 더민주의 상징색인 파란색 넥타이를 나란히 맸다. 대의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나와 인사하자 "아이구 다들 (당선) 됐다고 그래"라며 후보들을 추켜세웠다. 또 후보들은 입장하는 지지자들에게 "좀 도와주이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루겠습니다. 수권정당" "예쁘게 봐주세요" 등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이날 전대에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선 잠룡들이 대거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후보들과 악수를 나누거나 포옹한 뒤,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곧바로 자리에 착석했다.
한편 이날 전국대의원 대회 연설 순서는 당 대표 부문엔 이종걸, 김상곤, 추미애 후보(당 대표) 순이며, 노인 부문에는 송현섭 제정호, 여성 부문에는 양향자 유은혜, 청년 부문에는 김병관 이동학 장경태 순이다. 더민주는 지난 25일까지 재외국민대의원 투표, 권리당원 ARS 투표, 당원·국민 여론조사를 마무리했다. 여기에 당일 치러지는 현장 대의원 투표 결과를 합산하면 이날 오후 6시경 새 지도부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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