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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성주 배치' TK 의원들의 딜레마


입력 2016.07.13 18:26 수정 2016.07.13 18:31        문대현 기자

최경환·유승민 등 난처해진 사드 찬성론자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부지 선정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날 발표를 통해 경북 성주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지역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경북 성주가 지역구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경북지역의 사드배치와 관련해 TK지역 21명의 의원들이 서명한 성명서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완영 의원은 “우리지역으로 결정되는 것에 대하여 시도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배치지역에 대해서는 한반도 방어의 최적지임을 전국민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며 반발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지역으로 경북 성주가 최종 확정된 가운데 TK(대구경북)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13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지역을 발표했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국가 국민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나라와 국민"이라고 입을 열었다.

류 실장은 이어 "한미공동실무단은 군사 효용성, 지역주민 안전을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적용했다. 여러 후보지에 대한 비교 평가 시뮬레이션 현장 실사를 거쳤다"며 "한미 공동실무단은 이런 판단 결과를 바탕으로 군사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지역주민 안전 보장하면서 건강 환경에 영향이 없는 성주를 건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선 전날 다수의 언론에선 성주가 최종 확정지로 유력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역민들은 당장 반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성주에서 열린 예상보다 많은 5000여 명이 몰려 정부 결정을 규탄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밀실 행정으로 성주군의 희생만을 바라는 현실에 군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군민이 하나 돼 사드 배치를 저지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혈서를 들고 국방부를 찾아갈 예정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성주 거리 곳곳에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결사 저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여러 개 붙여져 있는 상태다.

성주가 지역구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국방부의 발표가 있기 전인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아 지역민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신공항 건설 무산으로 인한 실망에 이어 최근 불거진 대구경북 지역 사드 배치설로 불안감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우리 지역으로 결정되는 것에 대하여 시도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배치지역에 대해서는 한반도 방어의 최적지임을 전국민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TK 지역 의원 21명 명의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은 △선정기준을 소상히 밝히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해당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것 △사드의 설치에 따른 레이더 전자파의 진실을 제대로 알릴 것 △사드 배치지역에 대한 국책사업 지원 등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운 후 배치지역을 발표할 것 이상 세 가지를 정부에 요구했다.

사드 밀어부치던 TK 의원들, 이러지도 못 하고 저러지도 못 하고

사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던 지난해부터 새누리당 의원들 특히 TK 지역 의원들은 사드 배치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배치 지역으로 TK가 검토되자 '우리 지역은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역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의원들은 무언가 몸을 사리고 있다.

2014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의원은 최 의원은 정부에 몸 담고 있으면서 사드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경북 칠곡이 유력하다는 설이 돌자 "공항문제로 지역민이 큰 실망하고 있고 사드까지 겹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 의원의 지역구가 칠곡과 인접한 경북 경산이기 때문이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지역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경북 성주가 지역구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과 이철우, 이만희 등 대구·경북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경북지역의 사드배치와 관련해 21명의 의원들이 서명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완영 의원은 “우리지역으로 결정되는 것에 대하여 시도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배치지역에 대해서는 한반도 방어의 최적지임을 전국민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며 반발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러나 그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 이완영 의원의 발표한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함께하긴 했지만 기자회견장에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힐 경우 지역 이기주의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을 거란 추측이 가능하다.

19대 국회 후반기 국방위원으로 활동한 유 의원도 마찬가지다. 유 의원은 국회에서 대표적인 '사드 찬성론자'로 통한다. 그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나는 오래전부터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드를 꼭 도입해야 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어떤 식으로든지 감당을 해야 한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면 되는 문제"라고 옹호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지역구의 분위기가 경북 지역 사드 배치에 부정적인 만큼 유 의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자신이 계속해서 사드 도입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는 마당에 지역 여론을 의식해 '경북은 안 된다' 식의 발언은 할 경우 그것은 당의 입장과도 배치되고 지역 이기주의로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 의원은 잠시 숨을 고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사드 배치 지역 발표가 난지 한 시간이나 지나서야 지상욱 대변인을 통해 관련 논평을 발표했다. 해당 지역이 여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기에 섣부른 입장 발표는 당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고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 대변인은 "한미 당국은 이 지역이 군사적 효용성은 높고, 안전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 발생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며 "증대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부터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에 대해 지역, 이념, 정파로 야기되는 오해와 갈등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조국의 안위와 국민통합이 절실한 시기에 정치 지도자의 리더십은 엄중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논평에는 해당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대신 사드 배치를 반대해 온 야당을 향해 화살을 돌리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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