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협력업체 용접공 목매 '해고 압력' 있었나

거제서 협력사 40대 용접공 숨진 채 발견...경찰 "사망 원인 조사 중"

'블랙리스트' 원청업체 압박 주장 제기...관계자 "사실무근" 반박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40대 용접공이 경남 거제 대우조선에 출근한 뒤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거제경찰서는 11일 오전 8시 10분쯤 대우조선 1도크 PE장 블록 내에서 대우조선 사내협력사인 S사 소속 근로자인 42살 김모씨가 목을 매 숨졌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4일 대우조선 사내협력사인 S사에 취업해 용접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지난 10일 오전 대우조선에 출근한 출입증 기록을 바탕으로 10일 밤이나 이날 새벽 목을 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유류품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그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 화면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관계자는 "사내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김 씨가 목을 맨 이유를 밝혀낼 것"이라며 "유서가 없어 조심스럽지만 현재 사측과 협력해 정확한 사망이유를 알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도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현재 김씨의 시신은 거제시 대우병원에 안치돼 있다.

한편, 김씨가 이른바 원청업체의 '블랙리스트'에 따른 해고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살리기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씨가 과거 근무했던 협력사를 그만두는 과정에서 체불임금을 전액 받고 나왔다"며 "당시 체불임금을 전액 받고 나온 다른 동료 24명과 김씨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취업이 쉽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어 "김씨가 근무했던 사내협력사가 지난 5월 폐업한 뒤 이를 인수한 회사측이 체불임금 70%만 받고 계속 일하든지 아니면 체불임금 100%를 다받고 나갈 것을 요구한 것"이라며 "이후 김씨가 힘겹게 지금 회사에 자리를 구했지만 원청인 대우조선이 김 씨를 내보내라며 현재의 회사에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편, 이에대해 해당 하청업체와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김씨에 대한 해고 압력과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