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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당 됐다고 선진화법 손대려는 더민주의 얄팍함


입력 2016.07.10 07:46 수정 2016.07.10 07:50        이슬기 기자

조배숙 등 국민의당 의원 "신속처리안건 과반 찬성으로 의결 완화"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여소야대 정국이 도래하면서 야당의 주판알도 거꾸로 굴러가고 있다. 19대 국회 당시만 해도 다수당의 독주를 막는 민주적 장치라며 추켜세웠던 ‘국회 선진화법’을 야당이 직접 걷어찼다. 여기엔 원내 3당인 국민의당은 물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가세했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8일 국회법의 골자인 '신속처리안건 지정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신속처리대상안건제도는 지난 2012년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 과정에서 일어나는 몸싸움을 방지하기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만들어진 제도다.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요건을 천재지변이나 국가비상사태 상황으로 대폭 제한한 대신, 법안 처리가 지체되지 않도록 ‘신속처리 대상’으로 지정하게 했다.

현행 국회법 85조 2항에 따르면, 국회의원 재적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를 재적 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신속처리안건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본회의 표결까지 걸리는 기간도 대폭 축소하자는 게 국민의당 입장이다. 현행법상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후에도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할 때까지는 총 330일이 소요된다. 상임위와 본회의 전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 본회의 처리 데드라인은 각각 180일, 90일, 60일이다. 개정안에선 이 기간 역시 상임위 60일, 법사위 15일로 줄여 최대 135일 안에 처리할 수 있게 변경했다.

특히 법안이 법사위에 120일 이상 계류된 경우, 법사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여당이 법안을 밀어붙였다 하더라도, 본회의 전 최후의 견제를 할 수 있는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 전통적으로 여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해온 만큼, 일단 본회의에 회부되기만 하면 의석수로 밀어붙여 법안을 손쉽게 통과시킬 수 있어서다. 통상적으로 법사위원장은 야당 인사가 맡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여소야대 정국으로 전환되면서 야당은 이 역시 칼을 대고 나섰다. 법사위 계류 상한선을 90일로 낮춤으로써 법안 심사를 한 달 이상 앞당기자는 것이다.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 결과, 법사위원장은 여당 인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 맡고 있다. 현재 각 정당의 의석 현황은 새누리당 129, 더민주 122, 국민의당 38석이다. 즉,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대로라면 새누리당을 제외하더라도 두 야당 간의 공조만으로 쟁점법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조 의원은 "현행법은 쟁점 의안을 국회 스스로 통과시킬 수 없도록 만드는 법"이라면서 "20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가 되려면 일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안건에 대해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며 "국회운영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 국회가 국민적 입법수요를 충족시키고 합의와 자율로 운영되도록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구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대 국회 당시 다수당이었던 새누리당이 법안 처리 신속성을 높이겠다며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선진화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야당이 거세게 반대해 개정안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4년 만에 여야의 입장이 뒤바뀐 셈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조 의원을 비롯해 김관영 김광수 김종회 김중로 박주현 박준영 유성엽 장병완 장정숙 정동영 채이배 최경환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14명, 서형수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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