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투표 시작됐다…당국-시장 '예의주시'

한국은행 비상근무체제 돌입…"가능성 낮게 본다"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인 '브렉시트'가 시작되면서 투표결과에 따라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자료사진)ⓒ데일리안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인 '브렉시트'가 시작되면서 투표결과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에 금융시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방어벽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투표 결과는 마감 이후 개표가 곧바로 진행돼 24일 오전 3시(한국시각 오전 11시)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었지만, 현지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결과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국제적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우리나라의 경우 외화 자본유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외환·금융시장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영국 파운드화 급락과 경기 침체 등 영국 경제 전반에 충격파가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장 24일 오후 3시까지 열리는 우리나라 증권·외환시장이 곧바로 영향권에 들어온다.

앞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브렉시트는 대외리스크 중 하나로 상당히 주의를 기울일 부분"이라고 지적했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은행 '비상대기근무' 돌입…현실화 가능성 낮지만 촉각곤두세워

한국은행은 이날 브렉시트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대기 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한은 본부는 외자운용원 데스크를 비롯한 관련 부서 직원들이 이날 밤 비상대기하며 각국 동향을 모니터한다.

또 해외 사무소 직원들이 현지 반응과 각종 출구조사 및 개표 결과, 각국 시장동향 등을 실시간으로 살핀다.

한은은 투표 마감 이후인 다음날 오전 8시 내부 고위 간부들이 참석하는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간밤 주요국 금융시장 동향과 영향을 점검한다.

한은은 최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다만 예상치 못한 결과로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울러 시나리오별 대책을 수립해 필요할 경우 신속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한은은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을 할 수 있고, 통화안정증권 등을 활용한 공개시장운영으로 시중 유동성 관리도 가능하다.

정부도 다음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소집해 국내시장 영향을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