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억5000만원, 1·2등급 판정 피해자 1억 보상
참석자들, "피해자 다양한 상황 고려 못한 성의없는 안" 반발
사망자 1억5000만원, 1·2등급 판정 피해자 1억 보상
참석자들, "피해자 다양한 상황 고려 못한 성의없는 안" 반발
가습기 살균제 사태 관련 최다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가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보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보상안이 미흡하고 다양한 피해자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항의의 뜻을 밝혔다.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는 18일 오후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 1·2등급 피해자 일부와 가족 약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사과·보상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서 사프달 대표는 재차 사과하며 보상안을 발표, 올해 안에 보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프달 대표는 "2011년 질병관리본부 발표 이후 더 빨리 적절한 사과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을 사과드린다"며 "피해자 여러분이 겪은 슬픔과 고통이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정성과 투명성의 원칙을 바탕으로 1·2등급 피해자분들에 대한 보상안을 우선 마련했다"며 "지원·보상 전담팀을 꾸려 피해자분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면서 올해 안에 보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보상안에서 옥시는 기존 치료비와 앞으로의 치료비, 장례비, 일실수입(다치거나 사망하지 않았을 경우 일을 해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 위자료 등을 산정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사망자에 대해서는 1억5000만원, 1·2등급 판정 피해자에게는 1억원 이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옥시가 피해자들의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성의없는 안을 들고 나왔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아이 2명과 남편까지 온 가족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1∼3등급 판정을 받았다"며 "가족이 이렇게 통째로 피해를 본 경우, 혹은 3등급 피해자가 있는 경우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등 의문점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몸이 아파 자녀들을 돌보지 못했다는 한 여성은 "엄마가 죽어가고 있어 돌보지 못한 아이들에 대해서는 무엇을 보상할 것이냐"고 울먹였고, 아들을 잃었다는 유가족은 "물질이 아니라 (아들의) 목숨을 돌려받고 싶다"고 소리쳤다.
특히 옥시는 이날 간담회장에 10여명의 경호요원을 배치하고 평상복을 입은 직원 20∼30명을 간담회장 맨 앞좌석에 앉힌 사실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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